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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기 선배님의 후배에 대한 사랑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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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옮긴이 작성일 2006-12-08 17:38 댓글 0건 조회 1,8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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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게시판에 올라있는 우리 동기생에 대한 글이라서 퍼왔습니다.
자유 게시판의 글은 이용자가 많아 금방 덮어져 버리는 것이 아쉬워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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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후배에게 (진실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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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前 모교 체육대회가 개최되는 운동장에서 감자를 팔던 후배를 처음 만났습니다.
52회 후배라고 하였으나, 그는 순수한 진짜 농부였습니다.
햇볕에 그을린 검은 얼굴과 약간 벗겨진 이마쌀로 보아 자칫 선배인줄 알았습니만,
이빨이 하얗게 드러날 정도로 밝게 웃는 모습과 예의 바른 행동, 그리고 상냥한 말투에서
더욱 친근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감자를 팔아서라도 후원금을 마련하려는 그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모릅니다.
“우리 동문 중에 이런 멋진 후배가 고향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날 참 감격스러웠습니다.”
승용차 뒷 좌석과 트렁크에 감자 10박스를 이빠이 싣고 대관령을 넘으며 콧노랠 불렀습니다.
익일 아침 회사에 출근하여 회장님을 비롯한 임원과 부서장들에게 10Kg 한박스씩 선물했습니다.
선물을 받아든 모두가 “아기들 머리통만 한 강원도 감자를 받아들고는 칭찬이 자자했지요.”
저는 당당히 외쳤습니다.
“대관령 근처에서 감자 농사하는 저의 후배가 작목한 진짜배기 강원도 감자입니다.”라고...
이렇게 하여 우리 회사 내에는 감자 소문이 쫘~악 났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우리 집에 커다란 감자 2박스가 택배로 왔습니다.
“선배님! 이거 쎔플인데 맛을 보시고, 혹 필요하시면 팔 수 있을까요?”라는 전화와 함께...
이미 마음에 드는 멋진 후배에게 큰 호감을 갖었고, 또 회사에는 감자를 널리 홍보한 한터라
저는 자신있게 말했습니다.
“야~ 무조건 300박스를 보내라!”라고...
그 후배가 우리 동문회에 헌신적으로 일하는 참 일꾼임을 알기에 작은 힘이 되고 싶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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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후 그 후배는 대형 트럭에 감자 300박스를 싣고 서울 용산 전자상가로 달려왔습니다.
말이 300 박스지 실로 엄청난 량이었습니다.
넘은 ‘선배님! 10Kg 한박스당 8천원이면 됩니다. 팔고 나중에 값은 보내주세요.“라고 했지요.
허나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회사 경리부장에게 이미 약을 쳐놓았기에 2,500,000원을 가불하여 얼픈 건너 주었습니다.
밥먹고 고향으로 가라고 했건만, 넘은 비가 억수로 내리는 터라 빨리 고향으로 가야한다면서
트럭을 몰고 그냥 떠나갔습니다.
만약그날 만류를 뿌리치고 붙잡아 술멕이고, 야밤에 보냈으면 정말 큰일이 났을 뻔 했습니다.
당시 오봉땜이 무너지고 그러던 때로 기억됩니다.
어떻든 이렇게 하여 그 후배와 두 번째 만남을 갖게 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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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부터 저는 감자팔이 아자씨가 되었습니다.
우리 회사의 총 150명에게 일장 연설 후, 신청을 받아 10Kg당 8천원에 100박스를 팔았으나,
나머지 200박스가 문제였습니다.
회사근처 식당가를 돌면서 80박스를 어찌 어찌 안면으로 안기면서 팔았고,
20박스는 남한산성의 고향 후배(강여고 31회) “산성댁에게 넘겼습니다.”
그녀는 학창시절 강농고 45회의 남자친구를 찾아준다는 조건하에 무조건 감자를 수령했지요.
하여 저는 약속대로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제목으로 우리 동홈 게시판에 띄웠고,
즉각 만남을 주선해 주었지요.
나머지 남은 감자 100박스는 일요일날 성당 앞뜰에 내어 놓고 감자 장사를 했습니다.
성당 발전기금 10만원을 내어 놓고 100박스를 주일 2번 동안 어찌 어찌 팔았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배달이었습니다.
고층 아파트까지 한 박스씩 들고 배달하는데 며칠이 걸렸습니다.
온종일 계단을 수없이 오르 내리느라 무릅팽이도 많이 아팠지만,
그래도 얼마나 신이 났는지 모릅니다.
그 후배가 동문님들을 위해 일한 노고에 비하면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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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그와는 이렇게 情과 사랑 그리고 땀으로 맺어진 동문 선후배 사이 입니다.
저는 모교를 누구보다도 사랑하는 그 후배를 지금도 가장 아끼고 사랑합니다.
그는 너무나 순수한 진짜표 강농인이고 농심을 지닌 우리들의 보배입니다.
며칠 前 제가 올린 글을 보고 그는 많이 아팠나 봅니다.
작금 심한 마음 고생을 하는 그 후배에게 제가 본의 아니게 오해를 불러 일으켰습니다.
그는 절대로 세작이 아닙니다.

사랑하는 후배님!
며칠 전 동홈에 올린 글은 절대 그대를 두고 한 말이 아닙니다.
아직도 저는 그대가 어느 누구보다도 모교와 동문들을 사랑하는 가장 멋진 넘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오직 믿습니다.
그 후배를 믿고 또 정말 사랑합니다.
모든 오해가 하루빨리 풀어지길 고대합니다.
부디 용기를 잃지 않고, 언제나 옛날 모습 그대로 지역사회와 모교발전에 힘을 써주시길...
많은 동문님들께서는 제발 그를 믿고 도와 주시길 앙망 하옵니다.
그 후배에게 행여 상처라도 주신다면, 누가 앞으로 어려운 동문회에 헌신하겠습니까?
가득히나 그는 금년 큰 재해로 인하여 농사에 큰 타격을 입었는데...
그런 가운데도 마냥 순수한 사람이기에 집요한 요청에 따라 단지 십자가를 지었을 뿐인데...
절대 그를 좌절케 만들지 말아 주십시요.
오히려 감사와 더불어 위로와 격려를 부탁 드리옵니다.

                                    재경동문회 제44회 李 相卿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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