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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기 세월의 그 아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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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쿤타킨테 작성일 2006-07-13 19:20 댓글 0건 조회 56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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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월 그 아픔 중에서/박해옥

        한줌 모래였을 때 그를 만났네
        그도 모래였었네

        대못 둘을 야물게 박고
        만국기를 걸듯 빨랫줄을 멨었지
        색 색깔 깃발이 나부꼈네
        가난도 가슬가슬 말려 입었네
        한 시절 꽃 지더니
        한 시절 바람 불어
        절망으로 목이 차던
        묵직한 내 가방을 걸어도 끄떡없던 벽

        세상 하나가 밟고 지났네
        그 샛길로 파도 떼 들고나고
        슬픔도 총총 다녀가더니
        푸르던 못대가리 벌겋게 녹슬고
        푸슬푸슬 삭은 흙을 쏟을 줄이야
        마르고 닳도록 살았건만 낯 설어라
        쓸쓸한 저 집
        어디서 본듯한 사람이 사네
        갈비뼈 몇 대 쑥 뽑아내
        못생긴 얼레라도 되었으면
        풀어진 세월의 태엽 돌돌 감아 보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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