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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기 나무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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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낭그 작성일 2006-02-23 12:48 댓글 0건 조회 45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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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무

                                          양 현주(시인)
 
가만히 서 있다고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니다
가는 길이 멀수록
등 굽히고 낮게 쉬어가고자 함이다

동행하던 빛들이 피곤하여 눕고
욕망의 빗살들이
절벽 끝에 걸려
창백한 얼굴 서리에 야위어간다

빠져나간 수분 따라
나이테로 금을 긋던 수런거림.
봄 바람의 안부는
뿌리까지 스며든 냄새를 털고 있다

기다림이 깊을수록 설렘이 깊고
침묵을 끌고 도는 바람의 자취는
봄이면 돌아와 
내 앞에 설 기쁨 한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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