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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re] 삶이란 내 의지와는 무관하게 흐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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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이언 작성일 2006-07-03 10:16 댓글 0건 조회 56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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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아는 집은 정말 여자로서 겪지못할 일을 겪어가며 ..
술주정뱅이 남편에..
그런 아들에게 시집온게 안쓰러워 눈물 훔치시는 시어머니에..
아뭇것도 모르는채 치매에 걸리신 시 할머니에..

하루는 시어머니께서 ..
가라고..
이 좋은 청춘 왜 저놈에게 바치며 사냐고..
니 갈길 가라고..

시어머니가 쥐어주는 차비 몇푼을 들고 시외버스에 몸을 실었습니다
차가 터미널을 빠져나가자 골목길에서 시어머님이 쪼그리고 앉아 우시더랍니다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서는 뛰어왔답니다
어머님 모시고 살겠다고..
남편 없는셈 치겠다고..
,
.
억척을 부리며 살았습니다
아들도 하나 낳았습니다
그러나..
늘 삶은 고달폈지만 아들보고 사노라고 ..

그아이가 중1때..
느닷없이 임신이 되더랍니다

이런 황당한 일이..
지금도 살기힘든데.. 무슨 이나이에 임신..?

당근 다음날에 수술을 하였고 ..
몇달뒤..
그분의 빛이요 .. 희망이였던 아들이 백혈병 판정을 받았습니다
데려갈려고..
대신 새생명을 주신것 같은데..

그동안 억척을 부리며 모았던 집이며..
현금이며 .. 다 날릴무렵 아이는 거의 완쾌되어 사회생활을 할수있게 되었습니다

펄펄 끓는 혈기왕성한 젊은이 인데..
당근 연애를 하였겠죠

결혼을 하겠다고..
아직은 더 두고봐야 하건만..
부모 욕심에 어서 장가라도 들여 자손이라도 보고싶은 마음에.
병을 속이고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결혼 3개월만에 재발..
그뒤 2개월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
.
근데..
그 떠난 아이가 불쌍하기보다..
남겨진 그 여자는 어찌하나요..?

너무 화가 납디다
다 알면서..
왜 결혼 시켰냐고 ..

주위에서 눈총이 따가웠습니다
.
,
그러고 싶은 마음이야 천번 백번 이해는 가지만..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그아이도 더 살수있었을것 같고..
그 여자의 운명도 그리 험하진 않았을텐데..

그 아는분에게는 ..
자식도..
매일 안쓰러운 눈으로 봐주던 시어머님도.. 시할머니도..
다 떠났습니다

이제는 반신불수로 꼼짝 못하는 남편만..
그이곁을 지키고 있습니다

참 기구한 운명이라면 이런게 아닐까..
우린 ..
너무 행복에 겨워 징징거리는 거고..

사람사는 형상을 들여다보면 다 가지가지 입니다
자기 입장에서 ..
지기 분수에..
자기 몫에 만족하며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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