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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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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랑이 작성일 2006-03-10 08:26 댓글 0건 조회 55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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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


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2118785_400x277.jpg나는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이준호 나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 아래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지치고 곤하여 의기소침해 있는 날 내가 당신에게 편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아무런 부담 없이 왔다가 당신이 자그마한 여유라도 안고 갈 수 있도록 더없는 편안함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분노의 감정을 안고 와서 누군가를 싫컷 원망하고 있다면 내가 당신의 그원망을 다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분노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당신이 기쁨에 들떠 환한 웃음으로 찾아와서 그토록 세상을 다 가져 버린 듯 이야기 한다면 내가 당신의 그 즐거움을 다 담아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내내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비가 억수로 쏟아져 당신이 나를 찾아주지 못할 땐 내가 먼발치서 당신을 그리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나를 잊지 않고 다시 찾아오게 되는 날 내가 흠뻑 당신을 반겼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슨 이유로 당신이 한동안 나를 찾아오지 못할 땐 내가 애타게 당신을 걱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한참 뒤에나 내게 나타나게 되거든 한결 가벼운 몸짓으로 내게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또 언젠가 당신의 기억 속에 내가 희미해져 당신이 영영 나를 찾아주지 않는다 해도 정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 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언제라도 당신이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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