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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기 친구, ~ 아내의 엉덩이를 한번 만져 보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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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명규 작성일 2013-10-17 14:40 댓글 0건 조회 2,05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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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겨우 이삿짐을 마무리하고 숨을 돌리네.

정든 곳을 떠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냐.

내가 옛날,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도시로 올라오며 불안한 시절이 생각나는 거야.

한평생 감자와 강냉이로만 먹고 살다 도시로 올라오는 시골 촌뜨기의 눈에는 온통 두려움뿐이었었다네
.
내가 밥을 굶는 것까지는 좋은데 어린 아이들까지 굶길까 그게 가장 걱정거리였지.

그런데 이젠 그런 걱정이 아냐.

없이 살면서도 아이들 대학물은 먹였고 한 녀석은 대한민국 정부의 한 구성요

원이 됐고, 한 녀석은 외국회사에 비록 평사원이라도 밥벌이를 하니 된 게 아닌가?

아이들도 그만하면 다 컷고, 이젠 우리가 눈을 감는다고 해도 제 앞가림은 할 수 있으니 괜찮아.

이젠 이곳에서 새로운 터를 잡아 나 하나 보고 인생을 선택한 아내를 위해 살 거라네.

바짝 가물어 만질 엉덩이도 없고 가슴은 절벽이라도 난 내 아내의 그 엉덩이와 가슴이 좋다네.

이렇게 못난 내가 안고 싶으면 언제나 불평 없이 받아주는 가슴과 엉덩이가 어디에 있더란 말인가.

어제는 이별주를 너무 많이 마셨나 봐.

아내가 술취해 들어오는 나를 부축을 해.

언제나 내가 균형을 잃으면 다리도 하나 못 들면서 반가이 문에서 나를 안는 거야.

내가 아내를 덥석 안았어.

다리가 들리도록 들어도 무게가 느껴지지 않아 내 마음이 얼마나 슬펐는지 몰라.

다시 내리고 엉덩이 밑으로 손을 넣고 안았어.

첫돌 지난 아이처럼 가벼운 몸은 내 가슴을 마구 할퀴는 거야.

어디로 갔을까?

뽀얀 살결의 그 아릿따운 소녀가...

정장 투피스를 입고 뾰족한 구두를 신었던 숙녀는 어디로 갔을까?

거리를 걸을 때 일자로 워킹하던 그녀는 도대체 어디로 간 걸까?

내 팔에 안기어 불안해하고 흰 머리카락이 한 올 보이는 이 여인은 내 아내가 맞단 말인가?

맞겠지, 내 가슴에 안겨있으니....

친구!

아내를 한 번 안아 보게나.

무게가 나가든 나가지 않든 그것은 내가 만든 것이고, 내 자식이 만든 것이고, 우리 가족이 만든 게 아니겠나?

부러질 것 같던 가느다란 손가락이 굵게 변한 것도 가족을 위한 삶의 흔적이겠지.

일제의 잔재라고 안 입던 몸뻬도 이젠 집안 일 할 때 편하다고 입는 아내를 보

면 어느새 요조숙녀가 아닌 거리에 나가면 거들떠 보지 않는 아줌마가 되어 있
다네.

이젠 제법 웃으면 눈가에 주름이 보여.

주름이 는다고 눈꼬리를 펴서 웃는 아내의 귀여운 부분도 가끔은 본다네.

아무리 그런들 생기는 주름을 막을 장사가 어디 있겠는가.

그저 흐르는 물처럼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게 편한 걸 왜 아내는 아니, 여인들 모두가 그러겠지?

난 아내의 주름진 얼굴이라도 좋아!

바짝 가물었어도 좋아!

나와 우리 가족을 위하느라 생긴 주름이고 가족을 위해 고민하며 늙어가는 중년여인 모습인데 탓할 이유가 없잖은가.

지지난 일요일은 가까운 산에 등산을 갔다네.

힘들어하는 아내를 보며 등산용 쇠지팡이를 사줄까 했는데 큰일 날 뻔 했다네.

그 날, 북한산에서 낙뢰로 인해 여러 사람이 죽었다는 거야.

원인이 그 스틱인가 뭔가라는 거라네.

난 가슴을 쓸어내렸다네.

아내가 죽어 없어진 세상을 한 번 생각해 보게.

누가 나에게 결혼해 줄 사람이 있으며, 누가 아침마다 따끈한 국물있는 국을 끓여주겠는가.

누가 매일 더럽히는 옷가지를 빨아 줄 것이며 가려운 등은 누가 긁어주겠고...

어리석은 사람들은 다른 여인이 오면 마누라보다 나을 것 같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내가 본 주변을 보면 절대 착오라네.

처음 결혼하여 자식새끼 낳아 기르고 어려운 신혼, 없던 살림 함께 살아본 조강지처보다 더 나을 여인이 없다네.

괜히 복에 겨워 이혼이니 뭐니 해 봐도 별 볼 일 없다네.

이건 통계적으로 나온 근거가 말해 준다네.

얼마 전에 내 친구 녀석도 아내와 이혼 후 목을 매고 죽었다네.

친구!

바람을 피고 싶거든 피우는 것은 말릴 생각은 없네만 아내를 위함만은 조금도 소홀히 하면 안 되네.

내가 아내에게 아무리 잘 해 줘도 남과 비교해 보면 늘 부족하다는 걸 깨닫게 되더군.

바람을 핀다면 나처럼 병적으로 피던 녀석이 어디 있던가?

지나고 보니 다 일장춘몽이고 해선 안 될 짓을 했다는 후회만 들어.

이 세상에서 가족과 아내보다 소중한 사람은 없다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속담처럼 엉뚱한 생각하다 인생을 망치는 우는 범해서는 안 되네.

오늘 저녁 집에 들어가 삼겹살 구어 아내랑 소주를 곁들여 한 잔 하면서 아내의 가슴과 엉덩이를 만져보게.

그러면서 처녀 시절과 비교를 한 번 해 봐.

내 아내의 몸이 어떻게 변했고 왜, 변했을까를 깊게 생각하며 거칠어진 손을 꼭 잡아주게.

그러면서 아내의 눈동자를 보게나.

눈꼬리의 주름살도 한 번 보게나.

그러면 자네도 나처럼 고맙다는 말이 절로 나올 거라네.

그리고 잊지 말고 사랑한다는 말을 해주고, 잘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꼭 해주게.

잠자리가 달라지고 아침 밥상이 달라질 터이니....

부디 자네의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기 바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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