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마당

기별게시판

46기 제왕산 후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대관령 작성일 2006-03-03 13:41 댓글 0건 조회 731회

본문

제왕산을 간다고 올렸더니 강력한 경쟁(?)자로 부터 함께 가자는 전화가 왔다.

이는 현재 타서에 근무하고 있으면서 산악구조에 둘째가라면 서러워 한다는 본인의
말 처럼 산행 하기를 좋아하는 친구다.

시청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도착하니 먼저와서 기다리고 있다.
대충 보니 완벽한 복장과 준비를 한것 같아서 마음이 놓인다

산이 좋다고 무작정 따라오는 사람이 가끔 있어서 처음 만날때 준비 상태를 살피는 것이
습관화 된 것이다.

동승하여 대관령 박물관 앞에 도착하니 차량은 별로 없고 시간도 조금 이르다
사람들이 그많큼 오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09:30분 정각 출발이다
3명이상의 일행은 좀 곤란하다.
인원이 많으면 그 중에는 꼭 처지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단좁한게 딱이다.
옛길에 접어드니 벌써 땅이 녹기 시작한다
가급적 마른곳을 찾아 발길을 옮기지만 쉬운 일도 아니고 몇걸음 가지 않았는데
바지 가랑이는 흙 투성이가 되었다.

단숨에 옛길을 통과 반정에 이르니
일부 사람들이 산행을 시작하기 위하여 준비하는 모습이 보인다.
옛길을 내려가려는 사람, 국사성황당 코스를 오르려는 사람 들이다.
시간을 보니 약 1시간 조금 넘게 걸렸다

그대로 도로를 따라 오른다
그 모습이 차를타고 가는 사람눈에 측은하게 보였던지 승합차 한대가
어디까지 가는지 태워다 준다고 한다.
감사 하다고 정중히 거절을 하고 걷노라니 이 친구가 한마디 한다

옛날 서양인들이 처음 들어와서 정구를 치며 땀을 흘리는 모습을 울 양반 들께서 보시고는
그렇게 힘들일은 아래것들 한테 시키라고 했단다.

우리도 이렇게 땀흘리는 일은 그래야 하는것 아니냐고~~
아래것들만 있었으면 그랬으면 좋겠다고 맞장구 하니 웃음이 나온다~~ㅎㅎ

고속도로 준공 기념탑 앞에 이르니
시산제를 지내는 팀이 있다
그런데로 챙겨 놓고 막걸리를 부으며 절을 한다~~
자세히 보니 돼지머리가 없다
여기는 들고오기 힘든곳도 아닌데  머리하나 올려놓고하면 더 좋을것 같다는
쓸떼없는 걱정을 하며 능경봉 입구 샘터에 오니 샘터가 아니라 얼음 덩어리가 하나있다
꽁꽁언 얼음은 스틱으로 쳐도 깨어질 기미조차 없다.

친구가 쉬어가자며 베낭을 벗어 놓고 바나나 하나와 두유 하나를 건내준다.
나도 쵸코렛을주며 쉬면서
요즈음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이 걱정이 되어 가져온 무전기로 상황실과 통화를 해보니
감명도 다섯 다섯~~~ 끝내준다.

한 15분 쉰것 같다
다시 출발하여 제왕산 입구에 들어서니 이건 장난이 아니다
길을 가는것이 아니라 논을 삶는 격이다.
한발 옮기고는 스틱으로 발을 털고 , 또 그러기를 반복하다  안되겠다 싶어
강릉수력 건설당시 만들어 놓은 도로를 걷기로 했다.

제왕산을 휘어 감으며 만들어 놓은 지금은 폐도로이지만
아스팔트 포장이며, 속도제한표시, 경적울림표시등이 있는것으로 보아 한때는 통행량이 많았음을 말 하고 있다.

제왕상 정상을 왼쪽으로 두고 전체의 반 정도를 돌으니 삼거리가 나온다.
이리가면 고향이요, 저리가면 타향인데라는 어떤 노랫가사처럼 어디로 가야지 제길로 가는지
한참을 망설이다 정상쪽으로 난 왼쪽 길을 택하기로 했다.

이 도로는 오래전에 통행이 끊긴 도로 로 보였다.
길 가운데 드믄 드믄 나무가 자랐고 군데 군데 낙옆이 무릎까지 쌓여있다.
애들마냥 낙옆을 헤치는 마음이 즐겁다.
오른쪽을 내려다 보니 왕산으로 향하는 길이 훤하게 내려다 보인다
아~ 시원하다
절로 가슴이 트인다.

조금더 향하니
이번에는 오봉저수지가 그림처럼 보인다
산 위에서 보는 저수지의 모습이 이처럼 아름다운지 예전엔 미쳐 몰랐다.

길은 정상부근의 안테나 설치 지점에서 끝이났다
정상과는 불과 얼마되지 않는 거리....

등산로를 접어들어 하산을 시작하니 이건 또 어찌하리
경사는 심한데 얼음과 녹은물과 흙이 범벅이되어 썰매장의 미끄럼은 저리 가라요
도무지 발 을 옮길 용기가 나질 않는다
그래도 나는 스틱이라도 있어 땅을 짚을 수 라도 있지만
친구는 들고 다니는것이 귀찮다고 스틱을 가져오지 않아 여간 고생이 아니다.
몸 무게를 줄여야 겠다고 볼일(?)을 봐야 한다느니 너스레를 떤다.

한손엔 스틱으로 땅을 디디고 다른 한 손으로 나뭇가지를 잡고
다리를 발발 떨면서 겨우 겨우 중간쯤 까지 내려왔다.

이제 살았구나 싶은지 이친구 또 한마디 한다
볼트를 생산하는 공장에서 종업원이 볼트를 죄우면서 지나친 힘을 가해서
볼트가 부러지면 일본에서는 상을 주고
우리나라는 벌을 준다고 한다면서 
산에 자신있고 귀찮아서 스틱을 가져 오지 않은게 후회막급이며 벌을 받는것 같단다.

점 잖게 한마디 훈수를 했다
스틱은 산행에 필수라고 몸을 의지 하는것은 기본이고
땅을 짚는 소리에 앞에 있는 짐승들에게 사람이 가고 있으니 미리 피하라고
알려주는 역할도 하는 것이라고~~ 

앞서가는 일행중에는 미끄럼에 넘어저 엉덩이에 흙이묻고 물에 줄럭 젖은채 가는 사람들도 보인다.
그래도 우리는 넘어지지는 않고 잘 내려 왔다.

제왕산을 완전히 내려오니 주막터가 있는곳 조금 아래쪽이다.
다시 주막터로 올랐다. 거기서 잠깐 쉬어 도둑재를 넘기 위해서였다.

주막터에 오니
우리 동네(?)에서 만드는 술 중에 요즘 처음 나온 술 을 홍보하기 위한 시음회를 한다는
회사에 근무하는 친구를 만났다
굿당까지 갔다 오는 길이라면서 우리 둘의 모습이 한심한 모양이다.
땀에 범벅이 된 모습이며 흙 두루마기된 바지 가랭이며가 그렇게 보인 모양이다.

도둑재를 넘는다고 하니 가지말고 옛길 입구의 시음장에 가서 한잔 하자고 꼬득인다. 
도둑재도 땅이 질어서 형편 없을 것이라는 말도 곁들이면서~~ 
동행한 친구의 얼굴을 살피니 도둑재로 가자는 표정이다.
넘어와서 들리겠다고 하고 일어섰다

옛길을 다시오르다 도둑재로 향했다.
도둑재를 오르는 길이 일명 깔딱 고개다.
숨을 깔딱거리며 올라야 하는 경사가 있어서 그렇게 부른다

아무런 말이 필요 없다
그저 땅만 내려다보고 걸음을 옮긴다
조금 멈추었던 땀이 다시 쏱아진다, 기분 굿 이다

정상에 오르니 이친구 하는말
이런곳이 있었는데 왜 자기는 몰랐을까 하며 금강송 군락지를 지나며 감탄을 연발한다...
앞으론 계속 같이 다니자고 부탁아닌 부탁을 한다.
게시판을 보고 언제든지 따라 붙으라 했다.

금강송정 정자 있는곳에서 베낭을 벗었다
정상에서 먹은것이 있으니 지금껏 배고픔을 모르고 왔던것이다.

이 친구 김밥을 꺼낸다.
라면을 먹고 밥을 먹자고 하고 참치 한통과 함께 라면 3개를 넣었다.
뭘 그렇게 많이 넣느냐고 잔소리를 더 한다
속으로
라면 먹으면서 모자란다는 말만 하지 말아라 했다.

아니나 다를까
라면 3개를 둘이 먹고 모자라 김밥 한 줄을 꺼내 국물에 담가 먹으니 이또한 별 맛이다.
이 친구 산에가서 라면도 안 끓여 먹어 보았는지 엄청 맛있어 하며.

다음주에는 어디로 가는냐고 행선지를 미리 대란다
그야 게시판을 보면 알것 아니냐고 답을 했지만 3. 1부터 폐쇄 구간이 많을것 같아서
어디로 가야 할지 얼른 생각이 떠오르질 않았다.

처음 출발지에 돌아오니 6시간을 조금 넘겼다.
쉬지 않고 갔다 왔기 때문이 겠지만 3만보 이상 걸음을 한것 갔다.
친구야 고생 많이 했어~~~
다음에는 지팡이 꼭 챙겨서 나오도록.......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