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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기 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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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기 작성일 2006-05-17 21:11 댓글 0건 조회 1,07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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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보았네 어느 여름날 / 백사장의 모래알들이 / 일상을  끌고 다니던 모든 시간들이 / 바람개비처럼 돌고돌던 모든 사건들이/ 조청처럼 늘어지던 어느 여름날/ 나는 보았네 / 비문도 없이 봉분도 없이 / 절절 끓는 백사장 위에/ 갈래갈래 풀어진 옷고름 같은/ 피리소리 같은 / 바람소리가 되어 떠나던  해파리 한 마리 / 바람소리도 해파리도 조청처럼 늘어지던 바람개비도
/ 어디로 가는 것일까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정처없이 둥둥 떠가던 뭉게구름도/ 풍덩풍덩 바다에 빠지는 것을 나는 보았네/ 바다속엔 구름이 거꾸로 흐르고 시간을 적시며 비가 왔네/ 기약도 없이 비문도 없이 日記와도 같은 時間들을 꽃잎처럼 적시며 목이 쉬도록 비가 왔네 / 침전처럼 어두운 바다 저너머 하늘 저너머    /                      나비날개와도 같은 또다른 세상이
있을까/ 구름속에 시간속에  바람소리처럼 풀어지던 해파리 한 마리/ 팔꿈치를 톡톡쏘던 가시
를 달고 너울너울 또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모든 것을 꼿꼿이 세워둔채 비에젖은 시간만이
바람소리처럼 내내 출렁거렸네/                    봉평 영세서  김상기  017  375  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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