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마당

기별게시판

43기 군대간 막둥이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박관국 작성일 2012-11-15 09:11 댓글 1건 조회 1,814회

본문

사랑하는 우리 아들 보아라!!

대한민국 공군 교육사령부 721기에 당당히 입대한 우리 막둥이 아들, 승원아! 그 황량한 벌판과 가파른 언덕길, 구렁진 훈련 연병장에 너를 나두고 온지가 어언 보름이 다 지나가고 있구나....

계절은 봄과 여름을 지나 살갗을 살짝이 스쳐가며, 겨울이 멀지 않은 늦가을 이라서 교육 훈련 받기엔 여름 보다는 그래도 훨씬 낮지 않는가 하고 엄마 아빠는 생각 한단다.

연병장 스탠드에서 걱정도 말고, 울지도 말라는 너에 말에 눈물을 보이지 말자고 굳게 다짐 하고 왔지만, 돌아오는 도중 엄마 아빠의 마음은 참으로 무거웠단다.

옛날 엄마 아빠 어린 시절에는 국군 아저씨들께 위문편지도 참 만이 했었지.....

그러나 이젠 시대가 너무 좋아 졌는지 편지를 쓰는 일이 별로 없어 지고 아주 멀어 졌다는 생각이 들곤 하는데, 그래도 우리 아들 덕분에 오랜만에 이렇게 편지를 써 보는구나.....

그동안 너에 소식이 참으로 궁금했는데, 네가 입고 갔던 두툼한 겨울 옷 과 편지를 받고 보니 조금은 위안이 되었단다.

그래도 걱정 했던 것과 달리 부대에서 공군 훈련 모습이 담긴 박스에 꼭 맞게 잘 포장하여 보내 주었더구나....

잘 보내준 부대장님과 사병들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마....

이제 군모를 쓰고, 훈련복을 입고, 고된 훈련에 임할 너의 모습이 아직 상상되지 않듯이

엄마 아빠 곁에 없다는 네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 듯 하다

그저 날이 새도 너의 방 한 켠 곤이 잠들고 있는 것 같고, 아빠 엄마가 퇴근하는 시점에도 컴퓨터와 동무하며 있는 것 같으며, TV를 시청하고 있는 밤이 되면 오늘도 늦느냐 하는 생각에 현관문 번호 누르는 소리와 금방 들어 올 것 같은 착각에 먹먹해 지기도 했단다.

그래도 이젠 어엿한 성인이 되어 군에 갔다는 생각에 엄마 아빠 마음 한편으론 뿌듯하고 든든하며, 널 믿어 보고 싶구나.....

아들! 요즘은 훈련소 각종 시설이 현대식 구조로 많이 바꿔져 안심은 되지만, 옛날 73년도 아빠가 훈련 받든 시절 보다는 조금 덜 힘들겠다고 생각이 든단다.

그러나 어쨌든 생애 처음 접하는 훈련이라 좀은 힘이 들겠지.....

보지 않아도 아빠는 눈에 훤히 보이는 듯 하다.

그날 생활관과 관물대 등 여러 형태들의 군복 모자 넥타이 참 멋이 있고 좋더라. 그리고 사워 시설. 화장실 ,휴게실,비데 시설 등 시설이 아주 잘 되어 있고 주변 환경도 훈련 받기에 아주 좋은 조건에 아주 만족 했다.

아들! 잘 지내고 있지 그래도 갈 길이 많이 남았으니 열심히 훈련에 임하 거라.....

너의 소대원과 동료들에 모습을 사진으로 봤는데, 늠늠하고 씩씩한 우리 아들들에 모습을 보니 엄마 아빠 마음은 한결 든든 하단다.

이제 11월을 보내고 12월 초순이 되면 전반기 교육을 마치고 가족이 만나는 그날 빨간 마후라의 사나이, 멋진 너에 모습을 보여 다오!

우리 승원이는 언제 어디서든 뭐든지 잘 이해하고, 잘 소화해 내는 멋진 아들로 알고 있기에 무난히 그 험란한 교육 훈련을 잘 마치리라 엄마 아빠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들! 좀 힘들고 고통도 뒤 따르지만, 잘 참고 견디여 군 입대 못하는 찌질한 사람이 아닌

멋진 대한의 공군 남아 답게 훈련에 임하고 잘 배워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자.

울 아들 씩씩한 모습 볼 생각을 하니 벌써 가슴이 뛰고 뭉클 하구나....

아들! 엄마 아빠는 편히 잘 지내고 있다.

그렇치만 너에게는 힘들고 고달 퍼도 그저 견디라는 그 말 한마디 밖에 할 수가 없는 미안한 마음 밖에 없다.

어째든 그래야만 또 후반기 교육을 잘 받고 이수 할 수 있지 않겠니....?

그래, 건강 잘 지키기 바란다.

이곳에 날씨는 이제 서서히 영하에 가깝 도록 온도가 내려 가고 있다.

그저 다치지 말고, 뒤처지지도 말고, 항상 앞서가는 훌륭한 아들로 교관님. 조교님 말씀 잘 새겨 듣고 무사히 잘 마치고 우리 가족 만나는 그날 건강 하게 만나서 맘껏 웃어 보자.

누나들도 그날 가도록 노력해 본단다.

끝으로 추운 날씨에 동료들과 잘 화합하여 즐겁고 명랑한 병영 생활을 영위 하기 바란다, 우리 아들!

승원이 화이팅! 안녕.......

~~~멀리 강릉에서 사랑하는 엄마 아빠가 ~~~



(73년도 10월에 입대한 나보다는 너는  덜 힘들겠지, 아들...... 불혹의 나이가 넘어 태어난 막둥이가  어느덧  군대를 가고 나도  이제 이순을 맞는구나.....ㅎㅎㅎ^^)

댓글목록

profile_image

西天님의 댓글

西天 작성일

  참 세월도 빠르네 그려
승원이가 벌써 군에 가다니.
그러고 보면 우리도 이제 참 많이 살았다는 생각이 드네.
늘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있다 제대할 꺼야.
국군장병을 두게된 박사장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