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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기 속리산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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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RGO 작성일 2006-02-24 09:00 댓글 0건 조회 1,86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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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리산 산행기


Ο 일시 : 2006년 2월 15일 (수)
Ο 기상 : 속리산에는 하루 종일 함박눈이 내렸음
Ο 산행코스
  매표소 ⇒ 법주사 ⇒ 세심정 휴게소 ⇒ 복천암 ⇒ 문장대(1033m) ⇒ 문수봉(1031m) ⇒ 신선대 ⇒ 경업대 ⇒ 세심정 휴게소 ⇒ 법주사 ⇒ 매표소 ⇒ 주차장 (총 산행 시간: 6시간)
Ο 참석자 : 7명 (명단별첨)




              山行日記

      ο 산은 세속을 떠나지 않는데 사람이 산을 떠나네

 언제나 넉넉한 마음과 배려를 잊지 않는 하나다 산악회 심남섭 대장께서 회원들의 산행길을 도와주기 위하여 오늘도 어둠이 채가시지 않은 이른 새벽부터 일행들을 차에 태우GO  서울에서 06시에 박회장 댁으로 향했다.

 입춘을 지나 우수(雨水)를 바라보며 속세를 떠나 추억을 주우러 영동고속도로를 접어드니 이른 아침인데 승용차를 비롯한 각종 차량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져 달린다.


    ο 겨울 산행의 참맛, 눈 오는 산 말고 또 있을까?

 영동고속도로 여주 갈림길을 지나 중부내륙고속도로 수안보 나들목(IC)에서 괴산, 보은 쪽 지방도로를 경유하다가 속리산 주차장에는 10:15에 도착하였다. 주차장에는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각자 우산과 판초우의 등으로 무장을 하고 출발.

 속리산은 한국 팔경 중의 하나로 태백산맥에서 남서 방향으로 뻗어 나오는 소백산 줄기 가운데 위치하고 있으며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경북 상주에 걸쳐 있는 1058m 급의 수려한 산이다.
 속리산은 문장대(1033m)를 중심으로 화강암의 우람한 기봉들과 원시 삼림으로 덮여 있는 명산, 대찰 법주사를 품고 있다.
 하나다 산악회의 정기 산행 계획이 속리산으로 결정되어있어 오랜만에 답사하게 되어 기쁘다.

 산행은 세속이 떠난 산(山)에 불법(佛法)이 머무르(住)고 있는 법주사(法住寺) 경내를 지나면서부터 계곡과 나란히 올라가고 있는 넓은 도로에 들어서니 점차 울창한 숲길로 이어져 간다.
 멀리서 풍경소리가 합류하니 이곳이 복잡한 속세와 격리된 선계(仙界)에 들어선 느낌을 갖기에 충분하다.

 매표소 출발 후 법주사를 지나고부터는 내리던 비가 함박눈으로 변하여 온 산을 하얗게 수놓고 있는 가운데, 약 1시간쯤 올라왔을까 세심정 휴게소에 도착하여 간단한 요기로 배를 채우고, 아이젠으로 무장하고 발길을 재촉했다.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은 속리산을 가리켜
    산 비리속 속리산(山非離俗 俗離山)
      산은 세속을 떠나지 않건만
        사람은 산을 떠나네
            라고 했다던가?

 깊은 산 속, 하얀 눈송이가 나무 가지 위에 끊임없이 사뿐이 내려 앉으면서 그대로 멈춰 꽃이 된다. 하늘이 만든 설화(雪花)다. 이따금 나뭇가지가 흔들리면 봄날 벚꽃 날리 듯 눈꽃이 날려 등산객들 어깨 위로 내려 앉는다.

  세심정 휴게소 갈림길.
 우측 계곡 쪽 길은 경업대와 천황봉 가는 길이고 좌측 길은 문장대로 올라가는 길이다. 세심정 휴게소에서 문장대 쪽으로 출발하고부터는 얼음 속 눈길을 헤쳐 가야하기 때문에 다소 힘든 코스이다.

 눈길 산정(山頂)에 오르기가 힘들 듯이 우리네 삶도 힘겨운 과정의 연속이 아닐까? 정상 정복을 하기 위하여 힘들게 올라오고 나면 다시 하산하기 위해 조심스레 내려가야하는 과정이 있듯이 우리네 인생도 평범한 진리에서 크게 벗어날 수 없으리라.

 오늘은 H건설회사 신입사원들 극기훈련이 있어 젊고 멋있는 신입사원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설경을 감상해 가면서 산행하였다.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문장대에는 오후 1시가 훌쩍 넘은 뒤에야 도착하였다. 이곳 속리산 바위들은 다른 산과는 특이하게 집채만한 큰 바위들이 많아 하얀 눈을 이고 있는 웅장한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ο 함박눈으로 만들어 내는 설경

 문장대 휴게소 내에서 막걸리 1병을 萬원에 구입하고 각자 가지고 온 컵라면과 함께 정상주 한순배에 눈(雪)빛에 취하고 흥겨움 속에 피로를 풀고 잠시 환담.

 문장대는 큰 바위를 포개 놓은 위에 또하나의 둥글고 넓적한 바위를 올려 놓은 듯한 모습인데 그 정상은 눈 덮힌 철제 계단을 밟고 올라가야 했다.
 오늘따라 함박눈이 너무 많이 내리고 있어 시계 제로 상태로 조망을 할 수 없어 아쉬웠다. 날씨가 좋은 날 이 곳 문장대에 오르면 속리산의 절경을 한눈으로 관찰할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문장대 안내 표지판에는 이곳이 원래는 구름 속에 묻혀 있다 하여 운장대(雲藏臺)라 하였으나 세조 임금이 이 곳에서 시(詩)를 읊었다 하여 문장대(文藏臺)라고 부르게 되었다 한다.
 
 속리산은 제1봉인 천황봉의 지위를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 문장대에서 천황봉까지 약 3.8km의 능선 전체가 기암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연속된 석봉(石峯)형태이기 때문이다.


      ο 정상에서 능선길 가득한 은백색의 작품들
          -산도 자기 옷을 갈아 입는가?

 문장대를 내려와 하산길은 문수봉 ⇒ 신선대 ⇒ 경업대 ⇒ 세심정 휴게소 쪽을 택했다.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눈 때문에 능선길 좁은 등산로 길을 찾기가 어려웠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순백색의 능선길, 그 설원 위에 내 발자국을 수 놓으며 제일 앞에서 길을 찾아 걷는다는 것은 신세계를 찾아가는 것처럼 벅찬 가슴 울림이 발끝에서부터 뽀드득 뽀드득하고 울려오는 느낌이 좋다.

 아이젠으로 무장은 하였으나 워낙 결빙이 심한데다 온천지가 하얗게 눈까지 덮여 있어 문수봉(1,031m)에서 신선대쪽 급경사 빙판길에서 그만 엉덩방아 찧으며 미끌어 지면서 오른손 엄지 손가락을 삐고 말았다.
 오늘 산행은 엄지 손가락에 산행 표시 훈장까지 달게 되어 더욱 추억이 아로 새겨지는 뜻 깊은 날이 되었다.
 신선대부터는 급경사 내리막 철제 계단길이 많다. 눈이 결빙되어 있어 계단 난간을 붙잡고 조심스레 하산해야 한다.

 자연이 만든 거대한 작품(雪山)의 위용과 온산을 감싸고 있는 순백의 자연은 분명 매력적이고 장엄 그 자체였다. 흰색 능선길을 향해 雪雪 기다시피 한발 한발 느리게 하산하였다.

 하산길 세심정 삼거리를 지나고 부터는 함박눈 속에 계곡 얼음 위로 하얗게 미끄러져 흐르는 물소리와 나뭇가지 위에 걸터 앉은 눈(雪) 들의 속삭임까지 정막 속에서 들을 수 있는 그런 산행이었다.

 하산 후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4시 50분.(총 산행시간 6시간)
 예정시간 보다 다소 늦었지만 오늘 눈 속 산행은 즐거움과 만족과 자연과의 동화에 대한 진한 감동을 느끼고 마음도 가볍게 눈길을 내려왔다. 그런데 산은 오르기보다 내려오기가 더 어렵다더니 내리막 눈길 에서 엉덩방아로 엄지손가락을 삐어서 옥에 티가 되었다.
 만찬은 박회장댁 부근에 가서 철우 할머니와 함께 하기로 하였다.

 상경길 속리산 입구를 막 나오자 천연 기념물 103호로 지정된 우산 같이 생긴 모양의 정이품송(正二品松)이 세월의 무상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청주시에서 경부고속도로 청주 나들목(IC)으로 접어들어 박회장댁 부근에 도착하니 오후 7시.
 모처럼 하루종일 함박눈을 맞으며 산행을 끝내고 오늘의 멋진 추억을 다시 생각해 본다.







            Ο 참석자 (7명, 존칭 생략)
                      박병설, 심남섭, 심갑찬,
                      김숙자, 정명순, 최혜자,
                      김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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