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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기 칠석날 호박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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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연 작성일 2013-08-17 15:26 댓글 0건 조회 1,4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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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리디 여린 호박잎은
진작 생동할땐 억세다가
쪄서 내 놓았더니 이렇게도 여리구나

마치 우리할머이 물컹한 젖가슴처럼
쪼그라든듯 넓게펴진 호박잎

투박한 손바닥에  한잎 올려놓고
된장 바른 식은 감자 한덩이 얹고는
거기에 요새 좋다는 건멸치 한두개 더해서

아들새끼 객지에 보내 허전하단 마누라 앞에 놓고
아무리 뜯어봐도 젊을때 모습은 온데간데 없는 둘이서
그 맛있는 호박잎감자쌈 여나무개는 먹었다

어제가 칠석날
호박잎 쪄서 쌈 싸먹던 때가 언제인지 몰랐는데
아하 ! 칠석날 호박잎이라면  평생 잊혀지지 않겠네

한여름밤
이젠 멍석이란거 조차 잊혀져 가는데
시원한 마당가에 둘러앉아 낮에먹던 식은 감자
호박잎에 싸먹던게 어젠듯 아련하다

더위를 에어콘으로 몰아내는 요즘에
등목과 호박잎으로 한여름을 이겨내던 옛날이 그리운건
나도 할머이 나이쯤 되어서일까?

오랫만에 맛보는 호박잎감자쌈
칠석날 호박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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