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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기 느린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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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석연 작성일 2013-02-28 22:41 댓글 0건 조회 1,03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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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만 가면 미친듯 걸었다.
오르막 등산길이 끝나고 조금 평평하다 싶으면
보폭은 길어지고 더 빨라졌다.

봉정암에서 백담사 가는 내리막길은
숫제 뛰어가곤 했다.

두타산엘 올라 청옥산을 거쳐 내려올땐
미끄러 지듯 빨리 내려오곤 했다

아무것도 안 보였다
길옆에 표지석이 있었는데도
내려 와선 기억에 없다.

산엘 왜 다녔을까
뭘 보고 다녔나?

이젠 좀 옆길도 봐 가면서 다녀야 겠다는
그런 욕심이 생긴건
오늘 낮에 버들개지를 보고 부터다

무릉계 관음사길은 양짓길이어서
요즘처럼 좋은 날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산세가 험하지도 않거니와
잘만 보면 참꽃도 볼수 있으리라


비탈길에 소담스럽게 새색시 마냥 피어있는 진달래
바위틈을 비집고 뿌리를 내려 꿋꿋이 살아가는 신선바위 새끼 소나무
등산길 발목이 묻힐 지경인 소나무 갈비
그 갈비에서 나는 내 어릴적 그리움......

그래
이젠 느린 산행 좀 해 보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런 맹추같은 산행은 지양하고...

혹시나 아나
느리게 걷다가 누군가 흘려버린 로또복권이라도 줏어 횡재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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