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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기 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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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원과사랑의 대화 작성일 2009-05-04 20:33 댓글 0건 조회 75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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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

 나의 신속에 신이 있다.
이 먼길을 내가 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작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뿐

 새들은 얼마나 가벼워서 신을 신었을까?
 바람이나 강물은 또 무슨 신을 신었을까?

 아직도 나무뿌리처럼 지헤롭고 든든하지 못한
 나의 발이 살고 있는 신

 이제 벗어도 될까?    강가에 앉아 저 몰살 같은
 자유를 배울수는 없을까?
 생각해 보아도
삶이란 비상을 거부하는 가파른 계단

 나 오늘 이 먼곳에 와서 비로서
두려운 마음으로 신이여! 를 발음해 본다.
 이리도 간절히 지상을 걷고 싶은
나의 신 속에 신이 살고 있다.

      문정희 시인의 말씀을 옮겨봅니다.

                    ---호교 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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