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도
들에도
강에도 눈이 내린다.
참을 수 없어
강변으로 뛰어나갔다.
너무 좋다.
머리에도
어깨에도
목화송이 같은 눈이 내린다.
아,
얼마만인가.
눈밭을 걷다가 뛰다가
차라리
엎어져도 본다.
땅을 짚고 거꾸로
물구나무를 서기도 한다.
후두둑..
동전 몇 개가 떨어진다.
눈 속에 묻힌
동전을 더듬더듬 줍는데
지나가던 삽살이가
빤히 쳐다보고 있다.
훠이,
훠이.. 손짓하며 쫓는다.
내 모습이 하도
바보처럼 보여선지
그냥 멀건히
바라보며 웃고(?) 있다.
눈오는 날
물구나무 섰다가
눈밭에서
동전 줍는 나에게
그 삽살이가
혀를 차며 중얼거리는 것 같다.
에그,
인간아, 인간아, 쯧쯧..
동전 줍다말고
내가 그에게 말한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궁둥이 살랑살랑 흔들며
돌아서는
삽살이의 뒷모습이 부러워진다.
눈은 여전히
펄펄 내리고 있었다.
손에 쥔 동전 위에도
눈이 내린다.
아,
눈밭에 엎드려
동전을 줍는 내 모습..
하늘이 안 보인다.
흰 눈이 펄펄 내린다.
나혼자
아무도 없는 강변에
멀건히 앉았다.
지금 내 귀에는
여름 장마철
청개구리 소리가 들려온다.
눈 내리는 겨울에도
청개구리는 우는가?
꽤엑,
꽥 ..
경인년 새해 山野草起金印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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