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바쁠 때 한가하고
남들 쉴 때 바쁜척하는 자가 백수다
안정된 직장에서 신임을 받는 사람은
자기가 필요로 하는 시간은 언제든 낼 수가 있다.
안정되지 못하고 불안한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생겨날지 알 수 없어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사간을 내기가 어렵다.
신임이 두텁지 못하면
아래위 옆 사람 눈치도 살펴야 한다.
백수는 살아남기 위하여 뭐든지 열심히 하는 척
바쁜 척해야 자기 신분을 감추고 무시를 당하지 않는다.
안 그러면 백수 주제에 뭔 말이 많냐며 낙동강 오리 알 된다.
바빠서 할 일이 많아 시간 내기 어렵다며 무게 잡는 것은
그만치 안정되지 못한 직장이다
남들 쉴 때 쉬고 일할 때 일하는
직장이야말로 최고로 안정된 직장이다
공무원은 보수도 적고 꽉 짜인 메인 생활이지만
자기 시간 낼 때는 확실히 보장받는다.
그래서 공무원보고 안정된 직장이라 한다{철밥통}.
수학여행가서 선생님이 반에서
가장 말 안 듣고 사고 칠 위험성이 많은
꼴통 친구들을 미리 불러서 아주 중요한 임무를
부여한다며 임무를 준다.
몰래 술 사려 나가는 친구나 무단 외출하는 친구는
너희가 책임지고 단속해야 한다.(완장차고)
선생님은 너희만 믿고 신경 안 쓴다.
이러면 기분이 붕 떠
의기양양하게 출입문을 굳게 지킨다.
선생님은 그렇게 지키고 서 있는 친구들을 가끔
찾아와 격려하면 이 친구들은 식사까지 굶어가며 더 열심히 지킨다.
선생님은 이 친구들이 술 먹고 사고 칠까봐
속으로 전전긍긍하는데 선생님 그 한마디에
미리 꼬불쳐 간 쐐주도 먹을 시간이 없다.
사회에 나오면
동창회 동호인회 친목계 등등~~
여러 계모임을 갖는데 여기서 회장을 뽑을 때
말발 좀 있고 잘나가는 친구를 회장으로 뽑으면
몇 년 못 가서 그 모임은 허지 부지된다.
(白手들의 饗宴 )
평소 말 잘 안 듣고 모임에 잘 안 나오고
불평 많은 소극적인 친구를 회장 시켜 놓으면
찍소리 안하고 모임도 잘 나오고 죽을뚱 살뚱 모르고 일한다
그러면서 뒤에서 뒷받침 좀 해주면 더 잘 한다
그렇지 않고 잘나가는 친구 앉여 놓으면
주접 떨고, 위화감 생겨서 나오는 친구도 잘 안 나온다.
한국 사람은 원래 멍석 깔아 놓으면 하던 짓도 안 하는데
하지만 멍석을 출입구 길목에 제대로 깔면
그 멍석 안 밟고는 못 지나간다.
지금은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간다.
여기에 맞추지 못하면 구시대 소리 듣는다.
어떤 조직을 이끌어 가든 많은 생각이 필요한 때다
요새 사람들 알만치 알고 다 똑똑하다
이해타산 기분에 맞지 않으면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그래서 시대에 걸 맞는
새로운 리더십과 지도자상이 필요하다
앞에서 일하다 보면 칭찬보다는 쓴소리 들을 때가 더 많다.
옛날처럼 그렇게 따라 주고 알아주는 사람은 없다.
자기희생 없이는 살아남기 힘든 세상
말없이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있기에
백수도 그에 묻혀 그냥 넘어간다.
<山野草> 起金印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