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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2월의 새벽은 0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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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17-02-15 09:28 댓글 0건 조회 2,2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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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의 새벽은 0시


                                 바람소리/김윤기 


죽어버린 시간 위로 빨간 초침이 돌아간다.

봄은 올듯한데

살아있는 시계時計 속에 쓰러져 있는 시간의 사체들

일어나질 못하고 있다.

 

이 적막함에 대하여 엄숙한 것은

까맣게 젖은 유리창과 마주한 침묵 뿐


시간의 굴레를 벗어난 내 안의 자유, 날개 펴고

까마득한 하늘, 영시(零時) 향해 고이 떠난 후 

텅 빈 공간을 에워싼 벽 안, 기어드는

희미한 내 얼굴의 그림자

 

시간의 0시, 새벽

죽어버린 시간의 고요한 혼백(魂魄)을 마시고

죽음보다 더 진한 고독함, 홀로 취하여

나 또한 죽음을 향해

야위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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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경

일어나 좌정하면 삼라만상이 온통 비어있다.

텅 빈 새벽의 적막함은 숙연할 수밖에 없는 엄숙함이다.

그래서 그런 건지 새벽별들은 늘 젖어있다

내 삶을 반추하며 내면에 숨어있는 내 본연을 찾아보곤 한다.

“진저리나도록 고독해 보라”

“잔인할 만큼 네 자신을 죽여 보아라.” 한다.

세상에 너부러진 보편타당한 모든 사상과 철학

나의 사상과 철학관 무관 하거나 엇박자다.

나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에겐 괴물에 불과한 "나" 일 뿐

나 또한 그들을 이해해 주지 못하고 있다.

내 눈엔 그들이 千의 얼굴을 가진 괴물들이다.


오늘 새벽

역시 타협도 조율도 없이 내 고집만 살아

곧은 정강이뼈처럼 견고해 졌을 뿐

적당히 타협하고 두루 뭉실 살면 편한 것이 세상사데 ---

바보 같은 놈

내 고집에 내 자신이 진저리 친다.

하루를 살아도 지조 있게 살자는데 왜 이리 야단법석인지

묵묵히 버티고 있는 벽을 향해 한마디 던져놓고 무릎 위에 손을 얹졌다

엄숙함으로 적요했던 나의 서원, 이 고집

어쩌란 말이냐

태생이 그런 걸


저만치 봄은 오건만 시간마저 죽어버린 2월의 새벽

뼈속까지 시린

나의 영원한 0時 아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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