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회탈
바람소리/김윤기
한 세상 놀다 가는 거
초랭이 탈 쓰고 얼~쑥
이매 탈 쓰고 얼~쑥
독수공방獨守-空房 발치에 차이는
부네의 하얀 버선발 훔쳐보며
초랭이 짚신 발이 얼~쑥
이매의 배꼽이 얼~쑥
세상사 어찌 돌아가던
모르는 척 눈 감고 있는 돌부처보다야
각시 고쟁이 훔쳐보고 씽긋 웃는 돌중이 났거니
양반 탈 쓰고
선비 탈 쓰고
망나니 칼춤에 희롱당한 꼴 보다
할미 볼기짝 주름살이 더 곱다.
이매야!
서랑 모퉁이 쌓인 가랑잎 긁어
초랭이 놈 군불 지피라 이르고
댓돌에 땅거미 꾸물댈 즈음
대나무 숲에 숨은 바람 한 줄기 걸러
등잔불 심지 돋운
행랑에 들이거라.
떡살인 감? 다식판인 감?
인사동 쌈지길 입구
온통 복제품이다
판박이처럼 복제된 명품으로 치장하고
복제된 사유와 관념으로 두뇌를 만든 인조인간들이
똑 같은 얼굴 똑 같은 몸짓으로
똑 같은 거리를 활보하는 세상이 온 것인가
詩의 유형이 개념없이 복제되고
난해한 시어들이 동질성 아류로 규합하고 결집하여
판독불가한 전위적 바이러스로 감염되어
이미 개성있는 순수한 인간의 이성과 감성을 오염 시키고 있었다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다운 나의 세계
,
나다운 나만의 시의 세계
어디서 온전이 지킬 수 있을지
하찮은 유행과 아류와 회유를 거부하고 고집스럽게
나만의 독립을 선언할 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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