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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b>3월 월례회 경과보고 ㅡ시인이 음식을 만드는 집에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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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재경37기 작성일 2009-04-01 15:29 댓글 1건 조회 93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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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봐도 고즈넉하다.
이제 막 봄여울에 접어든 나무에는 가지마다 새움이 트고 그 연두색 모시발을 헤치고
어데선가 "나 여기있네" 오래동안 못보던 고향친구가 불쑥 나타날것만 같은 어머니 입술
처럼 달짝지근한 냄새 ㅡ
<시인이 음식을 만드는 집>에서는 그런 냄새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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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깊히 패인 시인의 숨결은 그가 우리 동문이라는 연(緣)이 없다 하더라도 보노라면
가슴 한켠이 시리다.
누가 여기를 <동해막국수집>이라는 시정중인들이 드나드는 한낱 먹거리터로 생각하랴.
자연을 말하고 사람을 말하는...그곳은 아주 오래된 질그릇장독위에 봄비 방울이 굴러 떨어
지면서 함께 그려내는 춘매(春梅)의 탄식이 서려 있는 그런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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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안에 살살녹는 보쌈과 시원한 막국수로 허기를 채우고 막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평일이고 거리관계로 여러 동기들이 빠졌지만 오늘의 첫번째 의제로 채택된 4월12일 본가
k-key산악회와의 남한산성 합류참가여부에 대한 토론은 이의없이 통과 ㅡ
그런데 여기서 난데없는 논쟁이 하나 붙었다.
몇해전인가 부터 아는 친구들끼리 <강솔회>라는 산행그룹이 만들어져 그동안 산을 좋아하
는 몇몇친구들과 이곳저곳 다녔었고 춘천친구들과도 두어번 동행했었는데 몇몇동기들이
이를 알리지 않았다 하여 강한 섭섭함을 어필한 것이다.
작은 고성이 오갈 정도로 설왕설래하였으나 조규능 강솔회 회장의 자초지종을 설명듣고
대강 마무리 되었지만 가만히 들어보니 참 ~늙은이들 심도 좋다~
좀 조용조용 대화하면 될것을 냅다 열내고 소래기부터 지르고 보다니....
이거이 <농고식>은 아닐찐대 우리도 좀 '토론문화'에 대한 기술을 익혀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씁씁한 웃음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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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의제는「차기 재경동문회 회장선출」에 대한 의견 토론이였다.
우선 동문회장 자질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발표했다.
그리고 그동안 우리 37기의 동문회 기여도나 거명되는 인물의 평가 및 바람직한 선출방법
등 다각도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했고, 그 속에서 내린 결론은 우리 기의 소견을 전 동문들
에게 충분히 알리는 것이 좋겠다는 중론으로 모아졌다.

아래의 내용들은 그런 의견들을 집약해 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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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조선시대 관리를 선정하는 기준은 신(身),언(言),서(書) 판(判),
네 글짜였다.

'신'이란 무엇인가?
그 인물의 조직에 대한 헌신적 행동을 말한다.
곧 인지도(認知道)다.
평소에 얼마나 사심없이 조직의 발전을 위하여 뛰었고 조직의 발전에 기여했는가?
그의 행적이 얼마만한 효과를 얻고 있었는가? 등을 평가하는 것이다.
인지도는 곧 조직관리의 바로미터다.
왜냐하면 조직원의 호응도는 곧 이끄는 자의 그늘에서 자라는 것이기 때문이다.

'언'이란 무엇인가?
그 인물의 긍정적 품행을 이른다.
동문회를 기준으로 말하자면 애교심(愛校心)이다.
모교를 사랑하고 모교의 발전을 위해서 얼마만큼 사심없이 긍정적인 사고관을 갖고있는
인물인가를 평가하는 것이다.
평시에는 닭보듯 수수방관하다가 어느날 " 나 우리모교를 사랑하오" 하고 나선다면 과연
그가 온몸을 다 던져 문제해결에 뛰어들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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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는 일에 대한 기획능력(企劃能力)을 말한다.
크던 작던 동문회 책임자의 위치는 계획을 수립하고 추진해서 그 결과를 도출해야 하는
경영자(CEO)의 자리다.
조직을 운영하는 능력은 하루 아침에 생기지 않는다.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젝트 기획력과 세부추진능력이 가추어지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판'이란 전문성(專門性)이다.
오너의 그릇된 판단은 조직전체의 사활을 좌우한다.
우리는 모교의 축구부등 몇몇 문제에 대한 부작용을 익히 보아오지 않았던가.
오너는 또한 강력한 힘으로 조직을 지휘하여 구성원이 혼연일체가 되어서 뛰도록 하는
카리스마도 겸해야 하는 것이다. 그냥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서 하는 소극적
인 기획력으로는 변화를 따라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얘기가 있지 않은가?
오너는 오너로서의 자질이 있고 구성원은 구성원으로서의 자질이 따로 있는 것이라고....
리더의 자질은 국가경영이던 동문회 경영이던 크고 작음만 있을뿐, 그 영향력은 마차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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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물었다.
"우리의 재경동문회장 선출은 어떤 방법으로 하는가?"
그간의 흐름을 잘 아는 한 동기가 대답했다.
"기별순을 기준으로 고문들과 현 임원 몇몇이 상의하여 결정하는 방식이였다"
그 말에 이런 질문이 대뜸 나왔다.
"그럼 선배기에서 한다면 그 기준이 미달된다 할찌라도 어쩔수 없다는 이야긴가?"
"그렇다. 만약 우리37기 보다 선배기에서 회장직을 맡겠다고 한다면 어쩔수 없는게 지금
까지의 현 주소였다"
또 한 사람이 물었다.
"그가 동문회에 끼친공로도 미미하고 인지도도 없는데 다만 선배기라 해서 무조건 따라야
한단 말인가?"
"어쩔수 없다. 만약 선배기에서 마땅치 않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지명한다고 해서 어떻게
않된다고 반대하겠는가? 실제로 그렇게 할수 있겠는가?"



좌중은 긴 침묵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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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이 버거운듯 술잔이 두어순배 돌았다.
그러나 다들 건강을 생각해서인지 한둘을 제외하고는 모두들 마시는둥 마는둥 분위기 만
무거웠다.
한 동기가 결연한 음성으로 말했다.
" 그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선배기라고 해서 무작정 따라야만 한다는 건가?
우리 동문회가 발전하려면 그런 구습은 과감히 타파해야 한다"
또한 동기가 나섰다.
"맞는 말이다. 근간 몇년동안 동문회의 여러 행사중 아무런 기여도 없던 기수가 선배기라
해서 무조건 회장을 맡아야 한다면 그럼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던 우리는 무엇이란 말인가?"
"그렇다. 정말 인지도가 있고 동문회에 공로가 큰 인물이 회장을 맡아야 한다"
"맞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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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론은 대개 이런 방향으로 모아졌다.
곧 세부방법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먼저 우리의 뜻을 인터넷등에 올려서 동문제위들에게 분명하게 밝힌다.
그리고 오는 4월 임원회의때 이 문제를 정당한 절차에 의해 임원회의에 정식 건의한다.
모든 동기들은 이 문제가 잘 관철되도록 합심일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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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은 끝나고 실천방법이 정해 졌어도 분위기는 찝찝한듯 모두들 표정은 밝지 못했다.
누가 툭~한마디 던지는 말이 더욱 분위기를 칙칙하게 만들었다.
"우리 후배기에서 자기들이 하겠다고 나오면 어떻게 하겠나?"
한 친구가 덤덤한 음성으로 말을 받았다.
"하라면 하라지. 그만한 인물감이 된다면 누가 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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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기가 있는 사람은 딱 한명뿐이였다.
왜냐하면 그만 대리기사를 불렀으니까...ㅎ

봄밤은 금새 깊어졌다.
강원도에는 눈이 많이 온다던데...
누군가 중얼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도 대꾸가 없었다.

시간을 보니 10시 ㅡ
집에 가면 또 12시 ㅡ
우리 마누라 오늘은 등산화 않집어 던지려나???
8시 통금을 이렇게 많이 어겼는데.....ㅋㅋ

우쨌던 즐거운 3월 월례회였다오. 다음 회때 만납시다. 칭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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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리미님의 댓글

어리미 작성일

  야..!  참으로  반가운  사람 들이구나 .  강농37기  건아들  얼마 만인가?  그동안  세월따라  아름답게 들  변해가시는구만!  gnng.net.를  통해  친구들의  건승 하는 모습은  접하고 있지만  이렇게  사진으로  얼굴을  보기는 처음인것  같구나.    이곳  영남에도  8명이  삼칠회  모임을  하고 있지만  원거리등  이유로  강릉이나  서울에  합류하지못한점 아쉽다네.  앞으로  기회 되면  만날수 있도록  함세............친구들 건강과 건투를 빌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