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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늙은 말 콩 싫어하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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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요거사 작성일 2008-11-27 12:31 댓글 0건 조회 1,3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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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뜰을 걸으니 발밑에서 서걱서걱 슬픈 소리가 난다.
낙엽이 지르는 비명소리다.
그 좋던 가을은 어느새 가 버렸는가.
허전한 옆구리를 다독이며 발목이 푹푹묻히는 담샅을 지나 인적드믄 오솔길로 나선다.
괜히 뭔가 잃어버린것 같은 것은 나이가 주는 상실감 때문일 게다.
불같은 열병을 앓던「사랑이란 용광로」는 이제 없는가.
가을 남자는 무쇠솥도 뚫는다던데...

'물오르는 봄 여자'란 말처럼 봄이 여자의 계절이라면 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다.
겨울은 음(陰)의 계절이고 여름은 양(陽)의 계절이다.
새삼스레 무슨 캐캐묵은 음양같은 소리냐고 실없이 웃지 말거라.
환갑 진갑 다 지나도 기운만 정정하면 그 옛날 불같은 용광로가 오지말란 법 왜 없겠느냐.
여자는 음기운이 충만한 겨울에 강하고 남자는 여름에 강하다.
그러므로 겨울에 넉넉한 음기운에 젖어있던 여자들은 봄이되면 그 기운을 덜어내야만 한다.
안절부절 얼굴이 붉어지고 가슴속이 들썩들썩 바람이 들게 된다.
반면 남자들은 가을이 되면 양기운이 남아돈다.
싱숭생숭 음기운의 빈자리를 찾아 방황하며 딱히 이유도 없이 코드깃을 세우고는 낙엽 떨어
지는 거리를 걸으면서'시몬 너는 아느냐? 낙엽밟는 소리를...어쩌고 하면서 싯귀를 읊조리
고 싶고 동떨어진 포장마차에 홀로 앉아 술잔을 기울리고 싶어진다.
가을은 남자가 바람나는 계절이 맞다고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지지 않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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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라는 애정행각이 옛날에라고 없었을 소냐.
시인 이철(李喆)은《경성을 뒤흔든 11가지 연애사》라는 책에서 연애논쟁만을 놓고 보자
면 단연 <1920,1930년대가 연애시대>였다고 선언한다.
서양문물의 영향을 받은 신여성과 모던보이들이 유교적 규범이 수그러든 자리에 사랑과
연애를 적극 받아 들였던 것이다.

외모와 능력을 따지는 계산적 연애를 앞세우는 요즘과 달리 당시 연애는 목슴까지 바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른바 정사(情死) 사건이다.
이중 절세기생 강명화의 음독자살은 조선을 떠들썩 하게했던 대표적인 시건이였다.
부호의 아들 장병천을 사랑한 강명화는 기생이라는 이유로 손가락질을 당하자 자신의 사랑
에 대한 순수성을 증명하고자 단발(斷髮)에 단지(斷指)까지 서슴치 않았다.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한 강명화는 약을 먹고 자살했고 죽은 애인의 뒤를 따라 장병천도
음독을 하고 만다.
돈때문에 열일곱나이에 마흔이 넘은 남자에게 시집을 갔다가 이혼한뒤 여급이 된 김봉자와
경성제대를 졸업한 유부남 의사 노병운의 비극적 정사는 1934년 인기 가수에 의해 노래로
만들어 지기도 했다.
사랑에 미쳐 죽는것을 '절대미의 극치'로 칭송했기 때문이다.
그런고로 김우진과 현해탄에 투신자살 직전 남겼던 윤심덕의 <사의 찬미> 음반은 최초로
10만장을 돌파할 만큼 사람들은 '사랑을 위한 정사'에 열광했다.
이토록 '자유연애론'을 부르짓는 신여성들의 대담한 선언은 정조는 육체가 아닌 정신에 있
다는'신정조론'을 외친 시인 김원주를 비롯해 정조란 오직 취미에 불과하다는 '정조취미론'
을 내세은 나혜석, 성적만족을 위해서라면 사랑없이 육체적 결합이 가능하다는'연애자유론'
을 주장한 허정숙등의 자유여성들이 나와서 당시의 세태를 흔드는 풍조를 만들었다니 과히
대단한 연애관이 아니냐.
그래, 좀 발칙함이 없진 않지만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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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냐?
불같은 이런 연애얘기를 듣는 그대 가슴에 조그마한 사랑의 불씨 같은거라도 생기느냐?
뭐~이 나이에~한다면 임자는 이미 북망산천에 입적원서를 제출한거와 마친가지 위인이다.
한 자료에 따르면 65세이상 재혼은 남성이 전년보다 14% 여성이 20%로 늘었다 한다.
통계청 발표니 당연히 신뢰성이 있는데 그 원인으로는 우리사회의 가족주위가 해체되고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좀더 긴 여생을 행복하게 보내고 싶어하는 노인들의 욕구가
분출되었기 때문이란다.
배우자와 사별한 노인들의 사망률이 같은 연령대의 일반 노인보다 7배라는 조사결과는 황혼
로맨스가 '안정적이고 긍정적인 삶'을 상징함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로맨스 그레이 ㅡ
가슴 설레이지 않느냐?
최근 종영한 드라마 '엄마가 뿔났다'에서 70대 할아버지 충복(이순재 분)과 60대 할머니
안여사(전양자)의 늦깎이 사랑을 나는 분명히 보고야 말았다.
주위의 시선도 아랑곳 없이 열열히 키스하는 장면을 보고 나도 모르게 흥분하여
"야~멋지다~" 했다가 아차 싶어 옆에 앉은 마누라를 쳐다 봤더니 얼굴이 붉으락 푸르락
해 갔고선 "흥~ 좋겠구려 왜 당신도 해보지" 하고선 횅 하니 나가 버리는 사건이 있었지만
이 얼마나 가슴 벌렁벌렁한 일이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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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솔길을 한참이나 길어도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의 비명은 끝없이 따라온다.
왜 가끔씩 지나가는 길손도 없을까.
나이가 들었어도 남자는 남자고 속내는 속내다.
무쇠솥을 뚫는 열정을 나눌 동반할 이 오려나.
짧은 스커트에 맨다리 컨셉을 하고 '들장미꽃술'을 한병 들고...
(속내 감추고 말하자면) 그저 조명 어둑한 곳에서 아무 말 없이 가볍게 술잔이라도 함께
기우려 주면 그걸로 족하다.
가을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고독을 함께 지켜봐 줄 사람이면 되니까.
쬐끔 더 나아 간다면
창밖에는 낙엽지는 소리 들리고 어둑해 지는 실내엔 장미향이 은은한 어느 오두막에서
횡설수설 들장미술에 취해가는 거라면 더욱 좋으리.
다만 그녀에게도 필히 석잔 이상은 권할것.
전통처방에 따르면 들장미술은 강력한 여성최음제라니까. 흘흘

색즉시공 공즉시색.....중얼중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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