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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풍경이 있는 Essay 5- 하동 평사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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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c 작성일 2011-11-04 10:13 댓글 0건 조회 47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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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초, 잠시 짬을 내 이름만 들어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낭만의 도시 여수를 다녀왔습니다.

여행길 귀로에 섬진강변을 따라 화개장터를 거쳐 하동군 구례면에 소재한 민족 대서사시 '토지'의 주무대 평사리에서
보낸 시간은 특별히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듯 싶습니다.

최참판댁 마당에 서서 지금도 눈에 선한 드라마 속의 인물을 떠올리다가 잠시, 소설 속의 주인공 서희의 서늘하면서
도 고혹적인 눈빛을 그리워 해 보기도 했습니다.

일제 강점기, 민초들이 기워 낸 기묘한 因然, 반상을 뛰어넘어 숙명같이 찾아온 깊고 푸른 전설같은 사랑, 기다림과
그리움, 믿음과 배신, 좌절과 희망을 속절없이 점철시키며 진주에서 용정까지 유랑객 처럼 떠도는 민족의 애환을 그
려 낸 대서사시 '土地'.

참판댁에서 바라보는 가을빛 완연한 누런 들판은 지금쯤 빈 들이 되어 무서리 내리고, 들판 한 가운데 서 있는 느티
나무는 노란 단풍으로 채색되어 이따금씩 나락을 찾아 날아드는 철새들을 맞이하겠지요.

그림 속 멀리 바라보이는 섬진강은 오늘도 토지와 그 토지에 얽힌 민초들의 애환을 감싸 안듯 그렇게 유유히 흐르고
있을 것입니다.

휑~하니 성근 바람이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면서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이 깊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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