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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기 사랑하는 익기 친구의 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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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원과사랑의대화 작성일 2011-12-04 11:25 댓글 0건 조회 5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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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갑자기 타계한 친구를 생각하니
머리속이 하얘지고 눈물이 앞을가립니다.
우리는 할말이 많이 남아있는 친군데
어찌그리간단 말인가
절망스런 생각에
조사라도 쓰려니
기가막혀 못쓰겠네,
그래서 한용운의 님의 침묵을 올려봅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참아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맹세는 차디찬 티끝이 되어서
한숨의 미풍이 되어서 날아갔습니다.

어린날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에 미리 떠날것을염려하고
경계아니한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박의 일이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은 쓸데없는 눈물의 원천을 만들고 마는
스스로 사랑을 깨치고 가는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 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 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때에 떠날것을 염려하는것과 같이
떠날때에 다시 만날 것을 믿습니다.

아아 님은 정녕
한마디 말도 남기지 않고
그냥 멀리 멀리 갔습니다.
돌아올수 없는길을
불귀의 객이되어
우리들 곁을 떠났습니다.

우리는 님을 보낼 준비가 안 되었는데
홀연히 갔습니다.
잘 가게
미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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