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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기 배꼽 분실해도 책임못짐 / 안보면 무조건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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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광해군 작성일 2006-07-04 19:41 댓글 0건 조회 6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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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할당받은 양을 일찌감치 채웠지만 아직 근무시간이 두 시간이 남은 터라

부수입을 올려 목이나 축일 심산으로 동네 삼거리 가게에서 음료수를 하나씩 사 홀짝 거리며

김씨와 이씨는 순찰차 좌석에 몸을 깊숙이 파묻고 외곽 방면으로 시선을 두고 있었다.

두어건만 하면 오늘 술값은 충분하기에 술값이라도 건질모양으로...

이곳 삼거리를 통과하는 차량은 대부분 교통신호를 지키지 않기 일수다.

그러므로 함정단속을 하면 할당양은 물론이고 짭잘한 부수입을 올리기 좋은 곳이다.

이미 동료들 사이에는 몫좋은 곳이라고 소문난 곳이다.

기다리길 수 분후 마침내 파란 색의 작은 트럭이 신호를 무시하고 지나가자

김순경이 이순경의 어깨를 뚝치며 "까딱" 신호를 보냈다.

왕거미가 거미줄을 친줄도 모르고 달려든 나방이...

먹이는 좌회전을 무사히 마치고 잠시 고개를 돌리고는 앞을 보고 내댤린다.

그렇게 내달리는 차는 포식자 앞을 지나는 순간 포식자는 요란한 괴성을 질러댄다.

먹이를 향해서...

요란한 싸이렌 소리를 들은 트럭 운전수는 백미러로 순찰차를 발견하고는 얼굴을 찌뿌린다.

"잰장 재수없게 걸렸네"

"실례하겠슴다."

"와, 내가 뭐 잘못했나요"

"신호위반임다. 면허증 좀 줘요"

"젠장 여기서 신호위반한 사람이 어디 나 혼잔가 재수 옴 붙었네..."

"죄송하지만 면허증 좀"

"웬 나아~미, 계란 몇판 팔아서 족제비 꼬랑지 떼주게 생겼네...

트럭운전수 연신 투덜거리며 만원짜리 한장을 꼬깃꼬깃 접어 면허증과 함께

김순경에게 주었다.

만원은 주머니에 넣고 앞으로 조심하라면서 면허증을 돌려준다.

일수장에 도장을 찍고 돌려주듯이...

조심하라고 일러주고 돌아서려는 김씨에게 "보소, 보소 순경나리 오천원은 거슬려줘야지요.

오늘 계란 판돈이 전부 이만원인데 반이나 가져간단 말이오"

라고 하면서 운전수는 손을 내밀었다.

"아저씬 지금 내하고 농담하자는거요?"

기가 안찮다는 표정을 지으며 김씨 순경은 잘가라며 순찰차로 돌아간다.

김순경은 순찰차로 돌아가 이순경에게 그말을 전하니

이순경이 웃으면서 순찰차 10년동안 우째 이런일이 하하하...

얼마쯤 갔을까 퇴근하고 술한잔할 생각에 흐뭇해하면서 가고 있는데

뒤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잘못 들었겠지 했지만 분명히 순찰차를 보고 하는 소리다.

"앞에 가는 백차는 들어라!

앞에 가는 백차는 들어라!

여기는 계란장수!

여기는 계란장수!

앞에가는 백차는 내돈 오천원 돌려도 돌려도...."

조금전의 그 운전수였다.

계란 트럭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고막이 찢어질듯 뱉어내고 있었다.

길가는 모든 사람이 쳐다보고 있었다.

"정말 웃기는 아저씨네 저러다 말겠지"

그러나 예상은 빛나갔다.

이젠 쌍라이트까지 번쩍거리며 따라오고 있는 것이다.

"앞에 가는 백차! 앞에가는 백차! 내돈 오천원 돌리도..."

그렇게 계속 쫓아오고 있으니 두 순경의 웃음은 사라지고 오는사람 가는사람 모두가

백차를 기웃거리기 시작한다.

트럭과 순찰차가 벌리는 한낮의 추격전이다.

언덕을 지나 사람들이 뜸한 길에서 "차를 세우며 정말 끈질긴 놈이네"라며

차에서 내려 "여기 있수다. 아저씨"

꼬깃꼬깃 접힌 만원권을 휙 집어 던져 주고 간다.

그리고 순찰차는 급히 달려간다.

두 순경은 할말을 잃은듯 얼마를 가고 있는데 뒤에서 또 고막이 찢어질듯 소리가 들린다.

뭔가 잘못 들었겠지 황당한 일을 당하니 헛소리가 들리나보댜.

"앞에 가는 백차 앞에가는 백차 오천원 받아가라 오천원 받아가라"

그러나 분명히 아까 그 계란 장수 목소리다.

두 순경은 이제 완전히 울상이다.

백차에서 내린 이순경 트럭으로 다가가는데 운전수왈

"보소, 경찰이 무슨 죄가 있나, 잘못은 내가 했지,

그래도 줄건 주고 받을건 받아야지 안그렇소?"

결국 두 순경은 만원을 받고 오천원을 거슬라 준다.

그리고 또 무슨일이 일어 날까봐 계란 트럭을 먼저 보내고 긴 한숨을 쉬고 다른 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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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습니다"라는 교양잡지에 실린 글입니다.
너무 시사하는바가 커 퍼왔는데 어떻게 읽었습니까? 

짤막한 댔글이라도 한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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