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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기 어머니와 우유 한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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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영섭 작성일 2009-03-02 02:37 댓글 0건 조회 4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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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어머니는 창살을 두고 마주 앉았다.

어머니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면서 창살 사이로 우유

한 병을 넣어 주었다.

아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우유를 받아 꿀꺽꿀꺽 마셨다.



이튿날도, 또 이튿날도 어머니는 날마다 따뜻한 우유

한 병을 가져와 아들에게 주었다.

추운 겨울이 되었다. 눈이 펄펄 내리는 날이었다.



이 날은 어찌된 일인지 어머니가 아들을 보러 오지 않았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들을 찾아오던 어머니가 오지 않으니,

어쩐지 이상했다. 아들은 어머니가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러워

못 오시나 보다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취침나팔이 울릴 무렵에 어머니가

찾아왔다. 다른 사람 같았으면 면회가 허락되지 않았을

테지만, 가여운 어머니가 하도 간청을 하니 그 곳의

책임자가 특별히 허락을 한 것이다.



아들은 자려고 누웠다가 어머니가 오셨다는 말을 듣고

면회실로 나왔다.



"얘야, 많이 기다렸지?"



어머니가 환히 웃으며 아들을 맞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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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유를 따뜻하게 데워서 식지 않게 가슴에 품고 집을

나섰는데, 눈이 많이 와서 길이 어찌나 미끄럽던지 그만 잘못

하여 넘어지고 말았구나. 그 통에 아까운 우유를 엎지르고

말았지 뭐니? 우유를 살 돈이 없어서 다시 돌아가 일을 하여

품삯을 받아가지고 우유를 사 오느라 이렇게 늦었다.

자, 식기 전에 마셔라."



어머니가 품 속에서 따뜻한 우유 한 병을 꺼내 아들에게 주었다.

그러자 아들은 고개를 숙이고 뜨거운 눈물을 뚝뚝 떨어뜨렸다.



"어머니, 잘못했어요."



얼음처럼 차갑게 굳었던 아들의 마음이 풀리고 비로소

뜨거운 참회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옮겨온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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