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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미소에게 보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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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06-10-12 12:41 댓글 0건 조회 5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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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에게

가을의 하늘도 한결같이 맑고 높은 것이 아니다.
금새 구름이 가라앉고 이내 비를 뿌린다.
가을도 계절도 이렇게 깊어가는 것 처럼 우리네 삶도 이렇게 깊어간다.
열린 가을의 문틈으로 가끔씩 기어드는 여름을 느끼다보면
어느새 저만치 훌쩍 떠나 버린 가을을 보게되듯.
계절은 늘상 속임속에 지나쳐 버림으로
우린 세월이 흐르는것과 그속에 먹고 살아온 나이를 잊고 사는듯 살아 가는게 아닐까 싶다.
계절과 계절 사이엔 선도 없거니와 골도 없으니 말이다.
계절이란 시간을 타고 흐르는 바람속에 잠시 스쳐가는 그림자일것 같구.
그러나 그 그림자는 허상이 아니다.
실상없는 그림자가 어디에 있으랴.
내가 있으므로 나의 그림자도 있는것.
누구에게나 기쁨이 있으면 아픔도 있는 법이다.
빛아래 제 그림자를 갖지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기 때문이지.
나의 삶이 있으므로 내 삶의 그림자도 있고
나의 삶이 내것인것 처럼 내 그림자 또한 나의 것이며
나의 행복이 소중하다면 나의 아픔도 소중한 것이다.
가을하늘이라고 날이면 날마다 맑고 청명한것이 아닌것 처럼
누구나 행복하고 건강하게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장마철이 지나면 맑은 날이 오는것 처럼 마음속에 일어나는 비구름을 걷어 버리자.
웃음으로 걷어 버리자.
모질고 강인한 용기를 갖자.
미소를 짓자.
웃음으로 마음속에 맑고 푸른 하늘을 띄우자.
설마 맑은 하늘에서 비가 내리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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