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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우연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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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집 열두 권
김양희
지금 소설 속을 맨발로 걷는 느낌이야
이야기를 밟다보면 슬픔은 희석되지
기쁨의 눈물 같은 거 정말 신파라 해도
열두 권 소설책은 누구에게나 있는 보고
곳간 깊이 숨겨놓은 잘 여문 알곡이지
그렇게 간직만 해도 풍부한 자산이야
잠 속에 비운 뇌 상상으로 채워나가
기억하려 할수록 멀어지는 무의식 말고
자잘한 먹잇감으로 포만감을 노려봐
맨손이 적합할 거야 투명한 맹물처럼
흥미진진한 사건 혹은 담백한 배경
무한히 텅 빈 곳으로부터 시작문은 열리지
**** 시작메모
‘내가 그동안 살아온 거 글로 쓰면 책 열두 권은 될 거다’ 이 말이 시작이다.
어느 하루 소설을 낳지 않은 날 없다.
소설은 허구라지만 그게 어디 상상만 그려놓은 것인가.
오히려 시간의 물살에 떠가는 사소한 삶을 기억종이에 생각연필로 자세히 남겨두었다
상상이란 화자에게 넘겨주는 것은 아닐까?
그러다 허실되는 이야기는 여백으로 남겨두어도 좋고.
계절로 들어가 느긋하니 자잘하게 살고 싶은데 삶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멍하니로 우두커니로 놔두지 않는다.
무언가 새로워야 할 것 같고, 준비해야 할 것 같고, 앞장서야 할 것 같고,
아우토반을 달리는 자동차처럼 무한질주 해야 살아남을 것 같다.
이런 이야기가 소설의 토대가 되어야만 할 것 같아진다.
하지만 소설을 굉장한 이야깃거리로만 쓴다면 정말 재미없다.
오히려 개별적인 자질구레한 일상이 흥미롭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적인 존재들의 평범한 일상. 각각의 삶, 각각의 고통,
각각의 인간적 생존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것에 관해 기록하는 것이 소설이란다.
그 기록이 절망의 시간을 견뎌내는 힘이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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