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마당

기별게시판

34기 유령은 있는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어단파파 작성일 2016-09-23 11:37 댓글 0건 조회 763회

본문

꽤 지난 얘기이나 지금까지도 가끔 씩 생각날 때 마다 궁금증이 안풀리는 게 있다.

친한 친구와 차량으로 약 한시간 30분쯤 가서 다시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산나물을 하던 때 얘기다. 6월초였으리라. 차를 세워 두는 곳은 화전민으로 보이는 독농가 한 집만 있는데 나이 드신 두 부부만 살고 있었다.

그 집에서 걸어서 약15분쯤 산골짜기로 들어가면 두개로 갈라지는 계곡이 있다.

우리가 늘 왼쪽 계곡을 택하는 것은 사람들 발길이 나 있기 때문이고 오른쪽으로는 별 관심도 없었다. 산나물 산행을 해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일단 현지에 가면 각자 헤어져서 나물채취를 하고 몇 시까지 어디에서 만나자면 된다.많이 하고 적게 하고는 각자 능력이다.

 

그 날 아침 7시쯤 현지에 도착하였다. 12시까지 갈라지는 그 계곡에서 만나기로 하고 각자 헤어졌다가 내가 내려 왔을 때는 내 친구는 이미 내려와서 그 작은 개울물에 발을 담그고 있었다.

"벌써 내려 온거야?"

"응. 한20분 됐어...그런데 말이야. 이 안에 집이 있나 봐." 자못 궁금함을 참고 있다가 기다렸다는 듯이 나를 처다 보며 되묻는 표정이었다.

"그럴 리가. 길도 없잖아.그런데 왜?"

"조금 전에 어떤 아주머니가 애기를 업고 5~6살쯤 되는 사내아이 앞세우고 걸어 가든데!"

"에이 잘못 봤겠지. 신발은 뭐 신었어?"

"고무신, 검정 고무신. 아까는 별 생각 없이 보았는데 지금 기분이 좀.."

 "그러지 말고 우리 한번 들어 가 보자. 집이 있는지 찾아 보면 될거 아냐."

 

그래서 우리는 나물 배낭을 그자리에 놓고 오른쪽 계곡으로 한참 집을 찾으러 들어 갔다.

아 그런데,길인듯 한데 풀이 자라 길이 아니었고, 밭인듯 한데 너무 오래된 묵밭엔 잡초만 무성했고,  집터로 보이는 곳엔 잡목이 자라 호랑이 새끼칠 것 같은데, 과연 그 아주머니와 아이는 어디로 갔단 말인가?

우리 둘은 눈으로만 말하고 그곳을 빠져 나오는데 숨소리조차도 무겁게 느껴졌다.

아직도 그생각만 나면 스산한 바람을 느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