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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기 이 겨울의 간이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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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푸른솔 작성일 2008-11-27 18:57 댓글 0건 조회 5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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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겨울의 간이역


                                            靑松 / 김선익


세월이 흐른다는 것은

이별의 추억이 가득한 간이역을

무심코 지나가는 열차처럼

계절의 절기를 슬며시 지나치는 것이다.


떨어져 뒹구는 낙엽의 시체위에

밤을 지새운 겨울이 하얀 무서리로

칼날 같은 꽃을 피우고

가슴 저미도록 묻어둔 추억 하나

들추어내고 마는 이 겨울의 간이역


실신하듯 떨어진 낙엽들이

작별을 고하던 그 가을의 간이역을

나는 왜 그 이별을 덧칠하며

이 긴 밤 가슴을 도려내야 하나요?


은행잎 노랗게 나비처럼 날리던

가을이란 간이역을 서럽게 지나면

나목들 장갑도 안 낀 언 손 흔들며

처연 하기만한 이 겨울의 간이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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