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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풍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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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西天
작성일 2008-08-23 09:55
댓글 0건
조회 604회
본문
풍난
아! 어찌 저리 여리고 고울까
마치 위암말기 창백한 모습으로
모시적삼 입으시고 문설주
기대어 앉으셨던 내 어머니의 모습 같다.
굳을 대로 굳어버린 돌 위를
창백한 뿌리 묻지도 못한 채
땅을 향한 본능은 어쩔 수 없었는지
연두색 촉수 앞세워
아래로 아래로 흙을 찾고
하루 한끼 물만 먹어
허기지고 지친 잎새 속에서
휠 듯이 가녀린 기둥을
몇 일에 걸쳐 올리고 또 올려
끝내 외씨 버선코 같은
애닲다 못해 눈물겨운
봉우리를 맺는다.
그리고
어느 날
여섯 잎 문을 열고
긴- 세월 깊이 묻었던
전단향 보다 더 진한
우유 빛 울음을 토해낸다
-------------------------------------
베란다의 풍난이 꽃을 피웠습니다.
그 자태와 향기가 일품이라 한자 적었습니다.
<합장>
아! 어찌 저리 여리고 고울까
마치 위암말기 창백한 모습으로
모시적삼 입으시고 문설주
기대어 앉으셨던 내 어머니의 모습 같다.
굳을 대로 굳어버린 돌 위를
창백한 뿌리 묻지도 못한 채
땅을 향한 본능은 어쩔 수 없었는지
연두색 촉수 앞세워
아래로 아래로 흙을 찾고
하루 한끼 물만 먹어
허기지고 지친 잎새 속에서
휠 듯이 가녀린 기둥을
몇 일에 걸쳐 올리고 또 올려
끝내 외씨 버선코 같은
애닲다 못해 눈물겨운
봉우리를 맺는다.
그리고
어느 날
여섯 잎 문을 열고
긴- 세월 깊이 묻었던
전단향 보다 더 진한
우유 빛 울음을 토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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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의 풍난이 꽃을 피웠습니다.
그 자태와 향기가 일품이라 한자 적었습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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