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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강원일보에실린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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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로라 작성일 2012-10-15 13:11 댓글 0건 조회 3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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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네가티브를 네가티브하라
 
강원다문화정책연구소장 / 칼럼니스트 최돈열 
 
  대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언론매체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네가티브 선거전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네거티브(negative)는 ‘부정적’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또한 학술적 논거를 가진 선거전략 중의 하나로 상대방을
당선되지 못하게 할 의도로 비난 또는 공격하는 행위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선거를 포함해 모든 네거티브가 부정적인 것은 아니다. 네가티브라는 용어의 쓰임새와 내포된 뜻 자체가 부정적이
다 보니 사람들에게 잘못 각인되어있기 때문이지 정당한 네거티브는 상대의 오류를 일깨워주고 평가하고 판단하게 하는 일련
의 개선과정으로 정리되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의 항일독립투쟁, 중동의 민주화운동, 월스트리트 시위 등도 일종의 네거티브
운동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주권이나 정의, 인권, 복지를 획득하기 위한 다수의 결집된 생각에 의한 긍정의 네가티브와 작금의
선거를 통해 발생되는 네가티브는 원천적으로 그 성격이 다르다.
 
 독일의 정치학자 카를 슈미트는 ‘정치적인 것’(the political)에 대해 ‘적과 동지를 구분하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정의했다.
정치는 이런 적대의 환경에서 탄생하기 때문에 상대와 자신이 무엇이 다른지는 정책비교보다 비판에서 먼저 드러난다는
관점이다. 대표적인 예가 지방선거나 총선, 대선 때마다 후보검증을 앞세워 등장하는 사생활에 대한 폭로와 흑색비방전 등이다.
 
 그러나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이를 행하는 후보에게 반드시 유리하게 작용되는 것만은 아니다. 국민 대다수는 사실에 근거하
지 않은 추측성 흑색선전이나 허위비방에 대해 염증을 느끼고 있으며, 네가티브를 행한 쪽은 역효과를 나타내고 당한 쪽은 가
만히 앉아서 반사이익을 얻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정당이나 후보측은 네거티브 전략을 가능한 자제해 오고 있지만 네가티브를 당한 쪽은 대응을 하지 않다가는 패배할
것 같은 조급함에 상대방의 네거티브전략에 말려들어가 함께 진흙탕에 함께 뒹구는 모습을 우리는 지난 선거들을 통해 무수히 보
아왔다.
 
 이번 대선은 역대선거에 비해 보기 드물게 네거티브로 그 서막을 알린 듯 하다. 특히 인터넷매체의 확산과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보기에도 민망한 활자들이 SNS상에 난무하고 있다.
 
 후보자는 당연히 삶의 궤적이나 국정철학, 비젼, 정책, 자질, 도덕성, 건강, 소통능력 등에 대해 검증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유권
자들의 올바른 판단을 돕기 위한 검증이여 한다. 사실에 근거하지도, 실체도 없는 흑색선전과 상대방에 대한 인신공격성 비방 등
불순한 의도의 네가티브는 유권자를 짜증나고 피곤하게 할 뿐이다.
 
 선거과정만 보아도 대한민국 향후 5년의 미래가 보인다.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물고 뜯고 상처로 얼룩진 맹수들의 진흙탕싸움이
아니다. 시대정신에 부합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담보할 비젼을 가진 현명한 판단력과 실천력의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진정으로 원
한다. 12월 19일, 국민의 열망이 담긴 위대한 탄생인가, 상처투성이의 졸렬한 승리인가는 정책대결에 달려있다. 이제부터라도 구태
와 악습은 여기서 단절시키자. 불순하고 저급한 네가티브를 네가티브하자는 것이다. 각각의 정치세력은 물론 유권자도 언론도 모두
동참해야 한다. 그래야 선거는 비로소 감동이 있는 민주주의의 축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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