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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기 침묵의 시간으로 새 해 첫 하루를 보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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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원과 사랑의 대화 작성일 2011-01-02 20:58 댓글 0건 조회 54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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辛卯年의 새해 첫날에는
침묵으로 하루를 보냈다.

내안의 고독의 늪으로
그렇게 하루를 열었다.

왜?
세월의 흐름에 피로를 느낀 것일까?

아릿한 지나간 날의 과거를 열어본다.
먼 과거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돌아온다
세월의 마술은
몯견딜 아픔과 수치마져도
아쉬움과 아름다운 향기로 둔갑시키며
아늑한 추억의 베일로 가리워 주기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가까운 과거는 언제나 부끄럽고 후회스럽기 마련이다.
더욱이 엊그제 같은 지나온 일년간의
삶의 발자취는 할수만 있다면
당장 지워버리고 싶은 회한이
젖을 찾는 아가의 눈망울처럼 생생히 처다보고 있어
오히려 까맣게 잊혀지기를 소원해 본다.

지나온 한해
영겁의 세월을 생각하면 점하나의 아주 짧은 세월이었지만,
때로는  지리한 장마처럼 알마나 지겹고 힘겹던 세월이었나

돌이켜보면
잘못  판단하고
잘못  결정하고
그래서 수많은 회한의 껍질들이 수북히 쌓여있고
더욱더 안타까운 것은
그것 모두가
다시는 오지 않는 생애의 한토막이며,
거기에 쏟아 부은 땀과 눈물의 자취이며
허황된 꿈의 껍데기 였다는 사실이 아닐까?

그러나
부끄럽고 안타까운 흔적이
참으로 나를 겸허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는다.
자신의 약점을 볼줄 알고
인정할 줄 알면서
정직을 배우고 교만을 벗어나서
내 삶의 태도를 겸손하고 신중하게 다스리고
나아가서
타인의 잘못을 너그러이 바라보고
용서하고 함께 아파할 줄 알며

그래서
인생의 깊이와 넒이를
그리고 긴 안목을 얻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인고의 세월을 살아오면서
새해 첫날에는
나만의 깨달음을 얻고자

침묵의 시간으로
보내고 싶었다.

한잔의 술도 안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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