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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예전에 당신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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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불량주부 작성일 2006-04-01 15:09 댓글 0건 조회 6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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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당신은 비를 무척 좋아 했습니다.

어젯밤 부터 당신의 몸은 벌써 비가 올것을 예견했나 봅니다.
고통의 소리가 새어 나갈까 두려워
당신은 몸을 잔뜩 움츠린채 수건으로 입을 막고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을 못본척 하고 돌아 누운 나는
당신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슴이 안타까워
숨 죽여 울기만 했습니다.

예전에 당신은 비를 무척 좋아 했습니다.
당신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나 역시 비를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비만 오면 당신이 고통스러워 하는 것을 알기에
이젠 비오는 날이 무섭기만 합니다.

다음날 아침
야위어진 당신의 얼굴을 보고
혼자서 그 고통을 어떻게 이겨 냈는지 알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출근길 나를 챙기는 당신은 애써 웃음짓고 있었지만
밤새 야위워진 당신 얼굴을 쓰다듬는 내 손끝은 가느다랗게 떨리고 있었습니다.

지금 당신은 베란다 밖을 내다보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하나 둘씩 세고 있겠지요.
나는 그런 당신의 모습을 그리며
당신이 그렇게 좋아하는 비를 원망해 봅니다.

그리고
예전에 당신이 그렇게 좋아했고
지금 그 고통속에서도 여전히 좋아하는 그 비가
마음 놓고 서로 좋아할 수 있는 그런 단비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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