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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기 쓸쓸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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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문관호 작성일 2006-03-09 18:09 댓글 0건 조회 4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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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쓸한 날에


가끔씩 그대에게 내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대 떠난 뒤에도 멀쩡하게 살아서

부지런히 세상의 식량을 축내고

더 없이 즐겁다는 표정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뻔뻔하게 들키지 않을 거짓말을 꾸미고

어쩌다 술에 취하면 당당하게 허풍떠는 그 허풍만큼

시시껄렁한 내 나날들을 가끔씩

그래, 아주 가끔씩 그대에게 알리고 싶다


여전히 의심이 많아서 안녕하고

잠들어야 겨우 솔직해지는 더러운 치사함

바보같이 넝마같이 구질구질한 내 기다림

그대에게 알려 그대의 행복을 치장하고 싶다


철새만 약속을 지키는 어수선한 세월

조금도 슬프지 않게 살면서 한치의 미안함 없이

아무 여자에게나 헛된 다짐을 늘어놓지만

힘주어 쓴 글씨가 연필심을 부러뜨리듯 아직도

아편쟁이처럼 그대 기억 모으다 나는 불쑥

헛발을 디디고 부질없이 바람에 기대에 귀를 연다

어쩌면 그대 보이지 않는 어디 먼데서

가끔씩 내게 안부를 타전하는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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