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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풍경이 있는 Essay - '安 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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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에이포
작성일 2019-03-0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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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였던가?
기억저편 까마득한 곳에 그들이 있었습니다.
3년을 한 공간에 있었던 인연은 피를 나눈 형제만큼이나 소중했습니다.
가슴께만큼 눈이 내려 쌓였던 그 해 겨울,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백리 눈길을 걸어서 영을 넘고 강을 건너 네발로 기다시피 도착했던 강릉.
시험을 치르고 나서도 길이 열리지 않아 열흘 여나 발이 묶였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그 백리 눈길을 착시(錯視)로 생뚱맞은 길을 헤매기도 하면서 되돌아 다시 걸어서 귀향을 했었지요.
목숨을 건 도전은 아니었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苦行이었습니다.
그러니 그럴 만도 하긴 합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만나 그렇게 인생길 동행을 시작했습니다.
사회에 발을 내딛고 한참이 지난 어느 해 초여름 그들은 우정 춘천을 찾아오고, 서로 등을 밀어주며 오른 춘천 인근의 산등성 휴식처에서 거친 숨을 고르며 말했습니다.
‘아직은 오를 만 하지?’
시간은 켜켜이 쌓여 세월이 되고,
그들은 어느 알뜰한 친구의 사진창고에서 건져져 다시 우리 앞에 섰습니다.
인생은 유장한 능선을 걷는 것.
그 능선 한 모퉁이에서 安否를 묻습니다.
‘아직도 오를 만 하지?’
<사진/ 365 김 채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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