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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사회환원과 영화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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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돈길 작성일 2016-09-06 15:09 댓글 0건 조회 34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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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헌납과 영화 구경

                                                                                           2016.9.6

얼마전 고등학교 대선배님께서 전화를 하셨다. 내용은 명보극장에서 좋은 영화이고 가격도 저렴하니 한 번 가 보라는 추천이였다.

평소 존경하는 선배님의 말씀이시고 명보극장은 필자의 집에서 접근성도 좋고, 시간도 있고 해서 집 사람과 같이 조조로 명보극장을 갔다. 한마디로 대박이였다.

영화를 보고 느낀것은 우선 명보극장은 과거 60∼70년대를 풍미한 유명한 영화배우였던 신영균(1928∼ ,89세)회장께서 2010년 한국영화발전을 위해 금싸라기 같은 명보극장 일대를 사회에 헌납하여 훈훈한 감동을 안겨준 극장이다. 힘들게 일구어 낸 재산을 사회에 헌납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특히 국내외를 막론하고 필자의 뇌리에 떠오르는 시카고대학을 설립한 미국 역사상 최고의 부자(석유왕) 록펠러(99세), 세 자녀에게 1000만달러씩만 주고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는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MS)회장, 재산의 99%를 내놓겠다고 선언한 세계적 투자자 워런 버핏. 게이츠와 버핏은 이후 수백 명의 미국 부자들에게 재산의 50% 기부선언을 제안했고, 기부 행렬이 이어졌다.

최근 마크 저커버그의 기부 행렬 동참에 고개를 숙이지 않을 수 없다. 31살의 페이스북 창업자 저커버그와 프리실라 챈 부부가 딸을 낳은 뒤 페이스북 지분 99%인 우리 돈으로 52조원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더 감동적인 것은 갓 태어난 딸 맥스에게 보낸 편지다. 편지에는 딸에 대한 사랑과 함께 저커버그 부부가 미래를 보는 관점이 녹아 있다. 이들은 “다른 부모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너가 지금보다 더 나은 세상에서 자라기를 바란다”며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편지이자 훌륭한 약속’이다.

지난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은 서경환(80세)명예회장의 장남으로 3000억 원의 사재(私財)를 출연해 기초과학 육성을 위한 ‘서경배 과학재단’을 설립했다. 그는 “돈이 없어 연구를 이어가지 못하는 젊은 과학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했다. 그는 “생전에 한국인이 노벨상 수상자를 꼭 보고 싶다.”는 소망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어느 대기업은 10억 원을 숨기려다 1,800억원을 토해 내고 구속 직전에 있는 일부의 일탈 때문에 때로 재계가 금수저로 비난받는 현실에서 “힘들게 번 돈을 멋있게 쓰고 싶다”는 결단은 노블레스 오블리주(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임)를 실천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그리고 명보극장은 흘러간 영화라도 명화중의 명화를 선택해서 상영한다. 당시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배경, 감독의 작품성, 주연의 연기력과 명품 영화인지 알면서도 시간에 쫓겨 못 받던 영화를 다시 볼 수 있어서 너무나 행복했다.

더욱 신선함을 주는 영화를 보니 내용이 새롭게 다가왔다. 로맨스 영화 '러브 스토리(Love Story)'의 명문 부호의 아들 올리버는 '사랑은 미안하다는 말을 하지 않는 거야'(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 are sorry)백혈병으로 죽음을 앞둔 라이언 오닐의 가슴 뭉쿨한 명대사이다. 이런 명대사도 당시에는 마음에 닫는 감동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러브스토리의 개봉 후 45년이 넘었지만 의연하고 아름다운 명장면, 주제곡들은 젊은 시절의 향수고 영원히 잊을수 없다.

또 다른 뮤직컬 영화중에서 에비타(EVITA)였다. 에비타의 내용은 아르헨티나를 배경으로 한 영화인데 창녀 출신의 에비타(마돈나)는 내 인생 이대로 끝낼수는 없다. 또는 가장 무서운 적은 내 자신이다.라는 각오로 창녀, 댄싱, 사교 등을 통해 파란만장한 삶과 변신 끝에 왕비(페론 대통령의 영부인)까지 오르게 된다. 에비타는 33살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녀의 죽음으로 신화가 되었다. 운명직전에 창백한 얼굴로 주제곡 “울지 말아요 아르헨티나”(Don't cry for me Argentina)노래를 부를 때는 필자의 두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끝 부문의 가사도 “세상은 순리대로 움직이는 거야(That every world is true). 순리라는 의미는 자기의 운명이 여기까지라는 것을 암시하는것 같았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애도속에서 에비타는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끝으로 극장내에서 관람석을 보니 대부분 70대 이상이였다. 몸을 겨우 가누면서 오시는 80대로 보이는 노인들이 혼자서 관람하고 있었다. 이들은 당시에 30∼40대의 젊은 시절을 생각하면서 또 부부와 사별하고 옛날을 회고하면서 볼 것이다. 이들은 영화를 감상하면서 세월이 벌써 이렇게 되었나. 늙으나 젊으나 매일 24시간은 같은데 왠 세월이 이렇게 빠르게 흘러 가는가? 세월에 비유한 임보의 시가 생각난다.

"세월이 거북이처럼 느리다고/ 20대의 청년이 말했다/ 세월이 유수(流水)처럼 흘러간다고/ 40대의 중년이 말했다/ 세월이 날아가는 화살이라고/ 50대의 초로(初老)가 말했다/ 세월이 전광석화(電光石火)라고/ 70대의 노년이 말했다/ 한평생이 눈 깜짝할 사이라고/ 마침내 세상을 뜨는 이가 말했다."

세월을 이기는 장사가 없다고 하듯이 필자도 얼마 지나면 임보의 시가 새삼 느껴질것이다.

끝으로 영화 관람의 동기를 마련해 준 대선배님과 우리 사회에 등불을 비쳐준 신영균 회장님께도 감사드린다.

                                           37회 최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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