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마당

기별게시판

47기 옛추억을 회상 하며... Story.3

페이지 정보

작성자 불량마눌 작성일 2006-05-19 11:01 댓글 0건 조회 706회

본문

공군 정복이 어떤 차림새인지 혹시 아십니까?

연 하늘색 상의에 양쪽어깨엔
견장이 부착 되어 있었고요.
진 곤색에 칼 같이 주름잡힌 바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거기에다
사관학교 학생처럼 각이 진 정모까지...

열아홉 나이에 그냥 남정네만 봐도
가슴이 울렁거리는데...

콧날도 우뚝하니 잘 생겼지요.
정갈하게 갖춰 입은 공군 정복이 얼굴을 더욱 빛나게 하더군요.

거기에다 정겨웁고 잔잔한 목소리까지...
사람은 모름지기 첫인상이 좋고 봐야 한다니까요.

아이구 닭살~

이해하여 주실 줄로 믿고
계속 푼수 떨어 보겠습니다...ㅋㅋ

“어서 오시게나.”
초면에 사윗감으로 점찍어 놓지는 않으셨겠지만
일단 인상이 좋아 한 점수 따 놓았던 것은 사실이었겠지요.

후한 어머니의 대접으로 맛있는 저녁 식사 후
저의 집 옥상에 간단한 술상이 마련되었답니다.

그때
고종 사촌 오빠까지 집에 와 있었고
오빠의 동네 친구 몇몇까지 합세하니 동네가 다 떠 들썩 한 것이
어머니는 갑자기 늘어난 아들들의 모습에 마음이 뿌듯하셨던지
싱글벙글 웃음을 참지 못하시며 무척이나 좋아 하셨답니다.

술이 부족할세라
아님 안주가 떨어 졌을까봐
열심히 안주를 나르는데...

사실
지금 조용히 말씀드리는데요.
서울에 사는 한 소녀가 주문진출신인
잘생긴 남정네에게 반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랍니다.

쉿!
조용히...
비밀 이예요.

지금이라도 알면 우쭐해져 마누라 마구 부릴까봐서요... 긁적긁적

하여간
지금에서야 고백하지만
여자인 제가 이 남정네를 더 좋아 하게 되었고
지금 현재에도
불량마눌이 불량주부를 더욱 아끼고 사랑하며 살고 있다는 것은
주변의 친구들이 인정하는 사실이라고 진실만을 말씀드립니다.

사설이 길었네요.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저의 집 옥상위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있던 오빠의 친구들과 고종사촌오빠까지
어디론가 가버리고
둘만 옥상에 남아 있게 되었답니다.

이것 또한 인연의 시작이었을까요?

아니 그렇게 잠귀도 밝으시고 평소에 딸자식 걱정에
“그만 들어오너라.” 하고 부르실 만도 하신 어머니께서
그날 어쩐일이신지 전혀 무반응으로 깊은 잠에 빠지셨습니다.

하여
밤이 깊어 가며 둘만의 대화가 무르익는데...

어느덧
새벽이슬이 촉촉이 내려앉더라고요.

야심한 새벽에 둘만의 대화가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내용인즉
닭살 돋는 둘만의 대화법이었답니다.

지금부터
이 이야기 보시고 흉내 내기 없기~

초면에 무슨 할말이 있겠습니까?
허나
왜 그렇듯 시간은 잘 가는지요.

이 남정네가 한 소녀에게 물어 오기를...
“꽃 중에 장미와 국화 중 어떤 꽃을 더 좋아 하십니까?”
한 소녀 대답하기를
코 평수를 넓혀가며 최대한 애교 섞인 목소리로...
“ 장미를 더 좋아하는데요.”
당연한 대답 아닙니까?

생각해 보세요.
여자가 국화를 좋아 하겠습니까?
이 남자 얼른 받아서 하는 말
아 ~ 저도 장미를 무척 좋아 합니다.
(그것도 손뼉을 쳐 가면서...으이그 닭살)

다음 질문
“산을 좋아 하세요,바다를 더 좋아 하세요?”

요건 또 취향이 다를 수 있으니 대답이 어디로 튈지 모르지요.

그래도
이 남정네가 바다에 살고 있으니 대충 잔머리를 굴린 다음
또 코 평수를 넓히고 대답하기를
“저~ 바다를 좋아 하는데요.”
이 남자
이번에는 무릎까지 치면서...
“아 ~ 저도 바다를 좋아 합니다.”
까~르~르르

세상에 지금 생각해도
얼마나 유치한 질문을 주고받았는지 짐작하시겠지요?

아마도
초면에 멋쩍은 마음을 풀어 보려고
서로 공유 할 수 있는 부분을 생각한 것이
제일 질문하기 쉬운 취미 쪽 이였나 봅니다.

그날의 하이라이트는 뭔지 아십니까?

서로 새벽이슬을 맞고 이야기 하다 눈이 맞았다고나 할까요.
어느새
오랫동안 만나 왔던 사람처럼
그렇게 편안할 수 가 없더라고요.

이 남자 저에게 하는 말 또한
열아홉 살 치고는
좋게 표현하자면 너무 조숙하다는 것이지요.

허나
반대의 속된 표현은 까졌다고 하겠지요?

맞습니다.
제가 조금 까져 있었기에
그날
잠자러 들어가기 전 발을 씻은 다음
이 남정네에게 업어 달라고 졸랐답니다.

성큼 다가와
얼른 업어서 제방까지 데려다 주려고 하는데...
아~이~구
이게 웬 날벼락?
큰일이네요...

또 다음편으로...
죄송합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