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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지난 4월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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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6-09-1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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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4. 25
요녀석이 저리 컸다
손녀
바람소리/김윤기
손가락 열을 펴면
손끝마다 웃고 있다
하나 둘 꼽으면
겨드랑이 간지러운 웃음소리
손바닥 안에서 까르르 샌다.
하늘 위로 구름 둥둥
땅이 둥실둥실
눈시린 나의 아가야!
탓
바람소리/김윤기
산과 산 사이로 비좁게 열린 길을 걷기도 하고
뜬금없이 마실 도는 것은
외로운 탓이다
진종일 강변을 배회하고 바다 끝 멍하니 바라보는 것은
잊혀야 할 것을 잊지 못한 탓이다
너도 없고 나도 없는 곳에서 그리하여 허공인 허공으로 울기도 하며
하얀 바람결에 부딪혀 부서지고 있는 내 영혼을 바라보는 것은
외로운 계절이 말없이 떠나버린 탓이다.
가끔 사랑이 그리운 것은
못다 사랑한 것이 한스러워 눈 감지 못하고 죽은 조상 탓이다
그 조상의 후예들은 너나없이 사랑을 숭배하는 목마른 자들이다
짊어진 사랑과 미움이 버거워도 벗지 못하는 탓에
내 삶은 가끔 주저앉아 공허한 하늘을 바라보기도 한다
늦가을 식어버린 바람과 마주하고 서 있는
어스름한 나의 실루엣이 가여워
정작
외로워 울던 네가 그리운 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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