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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오월의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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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西天 작성일 2013-06-01 10:37 댓글 1건 조회 5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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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음이 짙어가는 숲 속
비둘기 짝짓기 소리에 놀란 뻐꾸기가
딸꾹질 섞인 소리를 질러대고
아직은 움트지 않은 콩밭을 서성거리는
고라니 발걸음에도 초록빛이 묻어있다.

코끝을 아리게 하던
아카시아 향기가 가늘어 지더니
휴게소 울타리 장미가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빗질도 하지 못한 할미꽃 백발 몇 올이
숲에서 불어 온 바람실려
훌훌 어디론가 날려간다.

텃밭에
오이와 참외와 토마토를 심다가
문득
뻐꾸기가 울면 들깨씨를 뿌리고
찔레꽃이 피면 팥을 심으라시던
아버지가 생각난다.

구름이 내려앉는 오후
볼에서 터지는 안개 알갱이가
딸이 사다준 스킨로션보다 감미로워
조용히 호흡을 멈추는데
늦고사리 몇 개 꺾어든 아내

“내일이 벌써 유월이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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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일님의 댓글

365일 작성일

  농심이 가득 뭍어나는
아름다운 시한편 잘 감상하고 갑니다.
새달엔 웃음이 떠날줄 모르는 시간들이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