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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정말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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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西天 작성일 2012-08-28 17:13 댓글 1건 조회 5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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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인이 보름달이 환하게 밝음 밤
주변이 온 통 숲으로 둘러쌓인 강에서
나룻배를 타고 촛불을 밝힌 채
아름다움에 대하여 사색한 철학자의 서적을
읽고 있었습니다.

밤이 깊어지자 시인은 철학자의 난해한 글들에
지쳐 잠을 청하기 위해 책을 덮고 촛불을 끄고
잠을 청하려 하였습니다.

그런데 하나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그 작은 촛불이 사라지는 순간
나룻배의 모든 문을 통하여
달빛이 흘러들어와 나룻배의 안을
환한 광채로 채웠습니다.

시인은 한 순간 침묵에 빠졌습니다.
그것은 정말로 성스러운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나룻배 밖으로 나가 배 위에 섰습니다.
고요한 밤, 고요한 숲속에서
달은 너무나 아름다웠고
강물은 소리없이 천천히 흘러갔습니다.

그는 다음 날 아침 이렇게 일기를 썼습니다.
“아름다움이 나를 온통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나 작은 촛불이 그 아름다움을 가로막고 있었다.
촛불의 빛 때문에 달빛이 안으로 들어올 수 가 없었다.“

....

마음이 만들어내는 생각의 촛불이 꺼지면
六根의 문을 통해
지혜의 빛이 무명의 어둠을 몰아낼 테지만
나는 아직 촛불을 끄지 못하고
어리섞음이라 이름 지어진
지식의 책장만을 뒤적이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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西天님의 댓글

西天 작성일

  최c
잘 계시지?
소식은 이따금 듣고 있네만 늘 미소 가득한 얼굴이 보고 싶으이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