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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부끄러운 백조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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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돈길 작성일 2016-10-17 10:56 댓글 2건 조회 3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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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10.17

사람은 누구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추억에는 즐거운 것, 부끄러운 것, 슬픈 것 다양할 것이다. 필자 또한 희노애락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중에서 부끄러운 추억이 수없이 많지만 한 개를 소개코져한다.

몇년전 러시아의 차이코프스키 발레 “백조의 호수” 티켓을 선물로 받았다. 허기야 요즘같이 김영란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는 감이 어찌. 그러나 당시는 공직자도 아니고 관행이 아닌가 싶다. 필자는 발레가 뭐라는 정도는 어렴푸시 알고 있었으나 무료라도 관람까지 가기는 시간낭비이고 평소 예술에 관심이 많은 인사들이나 또는 생활에 여유있는 있는 인사들이 가는 곳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발레 날자가 다가와서 집 사람이 가자고 하기에 거절하기도 해서 난감했다. 그러나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70분 동안 발레를 보기 위해 굳은 표정, 축 처진 어깨, 힘든 발걸음으로 따라 나섰다.

세종문화회관 입구에 도착하여 안으로 들어가 매표소 입구에는 인산인해였다. 정말 세계적인 발레단인것 같았다. 좀 있더니 젊은 청년이 우리에게 다가와 하는 말이 입장료는 얼마인데 프레미엄 붙여서 얼마를 주겠다고 한다. 2장이니 매우 큰 돈이였다. 필자는 돈에 욕심이 생겨 집사람에게 표값은 당신 마음대로 써라 그리고 입장권을 매매하자고 했다. 집 사람은 주신분의 성의를 봐서라도 관람해야 하고 이런 유명한 발레는 국내에서 공연한다는 것이 기적이고 우리 형편상 평생을 두고도 기회가 없다고 하여 결국 완강한 반대로 입장을 했다.

공연 시작전 얼마 동안은 필자의 마음과 눈에는 매표값을 준다는 젊은 청년과 화폐가치를 생각이 하니 공연을 도저히 보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집 사람이 한없이 미웠다. 그리고 시작과 동시에 잠만 자다가 나오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

공연장 내에서 몇몇 아는 사람을 만났다. 그들은 나를 보고는 눈빛이 이상했다. 자네는 평소 백조의 호수와 같은 발레는 어울리지 않고 뜻밖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데 시작을 하는데 무대 앞에서 무거운 배경음악이 나왔다. 갑자기 공연장내에는 적막이 흘렀다. 그러더니 10대 쯤으로 보이는 여성들이 음악에 맞취 발가락 끝으로 걸으면서 연기를 하는데 너무나 인상적이였다. 정말 인간인가 할 정도로 열정적인 공연을 하였다. 필자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출연진의 미모, 무대시설, 출연자들의 옷, 디자인, 색깔, 내용 등에 감탄사가 저절로 나왔다. 이것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작품이었다.

오늘에 이르러 몇가지 느낀점은 첫째로 인간은 과거의 고정관념에 집착하기 보다는 유연성(Flexibility)이 있어야 한다. 필자의 고집대로 발레를 안보고 또는 표를 매매했다면 집사람의 불만과 필자는 얼마나 후회했을가 이다. 옛 말에 쇠도 강하면 부러 진다고 한다. 이제 북한 김정은이도 유연성의 결핍으로 레짐 체인지(Regim Change.정권교체)로 점점 좁혀지고 있다.

둘째는 시대에 맞게 살아야 한다. 자기 고집대로 살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자식 이기는 부모, 민심이기는 집권자는 없다. 핸드폰 처럼 성능좋고 가격 싸게 하여 세계시장을 진출했다면 이제는 또 다른 인공지능·로봇· 정밀화학 등 4차 산업으로 집중해야 할 것이다. 지난 개발연대를 돌이켜 보면 박태준의 평전은 “이 돈은 우리 조상님들의 피값(일본으로부터 무상원조 3억달러, 유상원조 2억달러)이다. 포철 성공 못하면 우리 모두 우향우해서 저 바다에 빠져 죽자”는 결의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죽을 힘도 없고 원조 줄 나라도 없다. 어쩌면 조선왕조 선조때의 임진왜란과 비교된다. 오후 6시면 퇴근해서 혼자서 식사하는 사람에게 소통이 되겠는가. 끊임없는 마이웨이는 아버지 모습도 본인의 정치철학도 아니다. 지금 우리는 살아있는 독일 쉬뢰더 같은 구조개혁의 선구자를 기대해 본다.

세째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현장에 답이 있다. 영화관람도 마찬가지 아닌가. 영화를 보면 반전에 백미가 있다. 슬프다 즐겁고, 못살다 잘 살고, 죽다가 살아나고 물론 역사영화는 허구가 너무 많아서 실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집에서 보든가, 주위에서 먼저 보고 듣는 것과 차이는 현장에서 보면 시간차, 생동감, 웅장함이 있다. 그러나 때로는 현실이 영화보다 감동적인 경우도 있다. 얼마전 미국 유명 여배우 에이미 아담스는 1등석에서 타고 있던 그녀는 이코노미석의 군인을 보고는 “당신의 자리에 앉고 싶군요. 죄송하지만 저와 자리를 바꿔주실수 있는지요”(I would love to sit in your seat. Would you mind changing seats). 군인은 1등석을 탔다. 그녀의 행동은 미국 방송진행자 제밀 힐의 입을 통해 또 SNS를 타고 펴져 나갔다. 이런 선행을 보면 필자는 항상 미국은 그냥 미국이 아니다. 세계 10대 대학에 8개가 미국, 100대 대학에 60개 이상이 미국이다. 중국은 서해안의 무법자 행동을 보면 G2가 아니다.

필자는 지금도 당시의 기적같은 백조의 호수 모습은 며칠 전 오대산 상원사 정상에서 가을의 붉은 단풍과 같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멋진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37회 최돈길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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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봉섭님의 댓글

심봉섭 작성일

최박사
최박사가 노후 문화생활을 제대로 하면서 사는구만
영화도 종종보고 발레도 즐기고
즐거운 마음으로 사는게 장수 비결이라 하지않던가
백조의 호수를 볼 수 있었던 귀중한 기회를 얻었다니 행운이 아닌가
축하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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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돈길님의 댓글

최돈길 작성일

심봉섭 대감
읽어줘 감사. 사실 노화장지는 책이 1등. 책중에서 인문학. 인문학중에서 고전이라유 ㅋ ㅋ
유대인은 책을 사랑하는 민족. 책을 매장하는 장례풍습, 옛날에는 책을 빌려주지 않으면 조례까지 제정해서 벌금을 부과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