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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기 농공고 50기 졸업 40주년 모임 직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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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규전 작성일 2019-10-18 11:36 댓글 0건 조회 1,6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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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공고 50기 졸업 40주년 모임 직전에
 

40년이면 강산이 네번 변했을 시간이다.

실제로 강산이 변했는지 안 변했는지는 독자들이 알아서 할 판이지만 필자의 입장으로 보았을 때 변해도 너~~~~무 많이 변했다는 것이다.

농고 밑 진쿠렁 논바닥이 특급 아파트로 변신하였고 농고 앞 기술고등학교 자리 또한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예전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천방둑 옆에 예비군 초소에서 근무하던 방위병들도 이제는 환갑을 훌쩍 넘겼으리라 본다.

옛날 농고 교문도 헐리고 새로운 모델의 교문이 들어섰다.

흙으로 된 운동장도 인조잔디구장으로 변모했다.

옛 묘포장 자리에 있던 연못과 정자도 어디론가 홀연히 날아가 버렸다.

 

우리 친구들의 모습도 많이 변했다.

40년을 변하고 또 변했으니 그 모습이 어떻게 되었겠는가.

인간도 세월의 연륜 앞에서 초연할 수 없다는 것을 여실이 보여주고 있다.

 

풋풋하던 고등학교 시절에 열정과 패기, 그리고 낭만은 점점 쪼그라들어 그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시점으로 가고 있다.

그렇지만 마음 한켠에는 늘 농공고 시절에 거칠고도 투박했던 추억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학교 담장 앞 구멍가게에서 사 피웠던 개치담배, 성덕초등학교 옆 조그만한 가게에서 모두부에 간장 찍어서 막걸리 잔을 기우렸던 기억도 생생히 떠오른다.

옛날에 추억이 모여 현재를 만들고 이 현재가 쌓여 또 추억을 만든다.

미래는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유효공간과 가상의 시간인 것이다.

그 미래의 시간이 우리에게 많이 주어지냐 아니냐가 바로 우리네 인생의 종점과 관련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다가올 희망찬 미래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지내온 역정을 바탕으로 미래를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가에 신경을 써야할 나이가 된 것이다.

똥구멍으로 나이를 먹었다 하여도 그 나이는 내 나이인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오늘 이 순간에 가장 합당하다고 판단된 일에 매진하리라 본다.

 

일전에 농공고 졸업 40주년 기념식에 참가하기 전에 친구들과 같이 몇 컷의 사진을 찍었다.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사진에 나온 사람들은 농고 50기를 나왔다는 사실.....

모두들 늘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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