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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神은 사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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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윤기
작성일 2019-08-26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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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2. 8 늦은 밤에 썼던 글이다
거룩한 밤
한 해가 저물어가고 그 길목 어느 한 곳에 그간 누적된 죄악을 떨어 낼 만한
거룩한 밤이 끼어 있다
그 거룩한 밤은 수없이 오고 갔지만
나는 여전히 거룩하지도 고요하지도 못한 초라한 한 인간으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위로받을 만한 한 가지를 지적한다면 더욱 사악해지지는 않았다는 사실이다
소리가 소리 아닌 울림이 되고 침묵이 그저 단절된 적막이 아니라
절박하고 간절한 아우성이 될 때까진 살아남아야겠다
그리하여 이 노래의 소리보다 그 울림을 들어야겠다
그것은 이 울림에 의지하여 간절히 기도해야할 그 무엇을 찾기 위해서다
그럼에도 간절한 나의 기원을 부탁드릴 만한 그분은
어디에도 없다는 좌절감에 빠지고 만다
이 거룩한 밤은 있게 하신 그분께서는 이미 이 땅의 어느 곳에도 없으신 것 같다
십자가 아래도 예배당 안에도 높은 산 위에도 나직한 저 넓디넓은 바다 위에도
다만 내 영혼의 목소리가 닿을 수 있는
그 바깥에 계시지 않기를 기도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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