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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기 꿈 많던 옛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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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원과 사랑의 대화
작성일 2009-06-05 21:55
댓글 0건
조회 599회
본문
꿈 많던 옛날
내 친구 연이는 꿈 많던 계집애
그녀는 시집갈 때 이불 보따리 속에
김찬삼의 세계 여행기 한 질 넣고 갔었다.
남편은 실업자 문학청년
그래서 쌀독은 늘 허공으로 가득 찼다.
밤에만 나가는 재주 좋은 시 동생이
가끔 쌀을 들고 와 먹고 지냈다.
연이는 밤마다
세계 일주 떠났다.
아테네 항구에서 바다 가재를 먹고
그 다음엔 로마의 카티 꼼베로!
검은 신부가 흔드는
촛불을 따라 들어가며
천 년 전에 묻힌 뼈를 보고
으스스 떨었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또 떠나리
아! 피사, 아시시, 니스, 깔레...... .
구석구석 돌아다니느라
그녀는 혀가 꼬부라지고
발이 부르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만
뉴욕의 할렘 부근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밤에만 눈을 뜨는 시동생이
김찬삼의 세계여행기를 몽땅 들고나가
라면 한 상자와 바꿔온 날이었다.
그녀는 비로소 울었다.
결혼 반지를 팔던 날도 울지 않던
내 친구 연이는
그날 뉴욕의 할렘 부근에 쓰러져서 꺽꺽 울었다.
- 온 동네가 가난을 식구처럼 껴안고 살던 시절-
모두 학창시절 이렇게 지냈었지?
이젠 먼 옛날이네.
지나간 날의 추억을 더듬어보며.
내 친구 연이는 꿈 많던 계집애
그녀는 시집갈 때 이불 보따리 속에
김찬삼의 세계 여행기 한 질 넣고 갔었다.
남편은 실업자 문학청년
그래서 쌀독은 늘 허공으로 가득 찼다.
밤에만 나가는 재주 좋은 시 동생이
가끔 쌀을 들고 와 먹고 지냈다.
연이는 밤마다
세계 일주 떠났다.
아테네 항구에서 바다 가재를 먹고
그 다음엔 로마의 카티 꼼베로!
검은 신부가 흔드는
촛불을 따라 들어가며
천 년 전에 묻힌 뼈를 보고
으스스 떨었다.
오늘은 여기서 자고 내일 또 떠나리
아! 피사, 아시시, 니스, 깔레...... .
구석구석 돌아다니느라
그녀는 혀가 꼬부라지고
발이 부르텄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그만
뉴욕의 할렘 부근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밤에만 눈을 뜨는 시동생이
김찬삼의 세계여행기를 몽땅 들고나가
라면 한 상자와 바꿔온 날이었다.
그녀는 비로소 울었다.
결혼 반지를 팔던 날도 울지 않던
내 친구 연이는
그날 뉴욕의 할렘 부근에 쓰러져서 꺽꺽 울었다.
- 온 동네가 가난을 식구처럼 껴안고 살던 시절-
모두 학창시절 이렇게 지냈었지?
이젠 먼 옛날이네.
지나간 날의 추억을 더듬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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