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마당

기별게시판

43기 사람이 살만 한 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장영기 작성일 2013-11-01 04:18 댓글 0건 조회 602회

본문

사람이 살만 한 터
조선 영조 때 실학자 이중환이 지은 (택리지 擇里志) 라는 책이 있는데 우리나라 전역에 걸처 지형, 풍토, 풍속, 교통, 각 지방의 고사, 인물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그는 사람이 살만한 조건으로 네 가지를 꼽고 있는데 자연과 인문 사회적인 조건과 함께 그 고장의 인심을 들고 있다. 그의 말을 들어 보자.
"사람이 살만한 터를 잡는 데는 첫째, 땅(地)과 산(山)과  강(江) 등의 지리가 좋아야 하고 둘째, 땅에서 생산되는 것이 좋아야 하며, 셋째는 주변 인심이 좋아야 하고, 넷째 아름다운 산(山)과 물(水)이 있어야 한다. 이 네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모자라면 살기 좋은 곳이 아니다. 라고 했다.
나는 목회자로서 목회의 임지를 따라 속초시에서 교회개척을 시작으로 충남 논산, 경북 영덕,경기 평택, 서울 영등포 등  다섯 개 시(市道)도를 옮겨 다니며 살았다.
95년도 다시 서울로 올라와 지금 구로구에서 18년째 살고 있으니  서울에서 학교생활까지 합하면 25년을 줄 곧 서울에서 보낸 셈이다.
 집사람이 서울 사람인 까닭도 있지만 목회지가 나를 그렇게 인도했다고 할 수 있다. 
하나님께서 주신 자녀, 아들과 딸 두 오누이다. 아들은 지금 결혼하여 경북 구미시에서 회사원으로 두 아들을 낳고 잘 살고 있다. 딸아이는 아직 내 품에서 대학을 나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다.
이제 내 나이는 이순(耳順)을 넘어 진갑(進甲)이 눈앞에 와 있다.
남은 삶을 어디서 살아야 행복할까? 객지에서 생활하다 보니 항상 고향(故鄕)이 그리웠다.
금년 여름에 아내와 고향 정선으로 내려가서 은퇴 후 집짓고 살만한 귀촌(歸村)준비차  여행을 했다.
첫째는 공기가 좋아야 하고 둘째는, 접근성 셋째는 병원, 넷째는 정다운 친구와 문화 생활 이라고 마음속에 정하였다. 
다시 말하면 나에게 대기가 좋아야 한다는 이유는 내가 어려서 늑막염을 앓았던 탓에 한쪽 늑막이 없다. 그래서 공기가 탁하면 기침이 나고 여름이면 더운 공기와 오염 된 대기로 기침이 심하여 치명적이다.
 어려서 청정지역 시골에서 호흡하며 자라서 그런지 시골의 산 공기가 좋다. 젊어서는 모르고 서울이 그냥 좋았는데 지금은 여름만 되면 시원하고 공기 좋은 곳이 아니면 많이 어려움을 겪는다.
교통 접근성은 서울을 생활권으로 1-2시간 거리, 그리고 자녀들이 왕래하기 좋은 거리를 말한다. 또한 사람이 늙어갈수록 병원이 좋고 가까워야 한다고들 말한다. 물론 전국 어디나 119나 앰블런스가 준비되어 있다.
금년 여름 고향 정선에 휴가차 임시 기거 하다가  허리 디스크로 좌측 다리가 아파 꼼작 못하고 아내가 운전하는 자가용 뒷 자석에 누워서 서울 병원으로 이동 한 적이 있고 치아 임플란트 때문에 치과에 3개월 동안 치료한 적이 있다.
서울 병원들이 장비와 친절한 서비스는 시골과 비교가 안 되지만 네 번째 조건인 친구, 죽마고우가(竹麻故友)있어야 한다.
 형님께서 강원도 설악산 입구 물치 항에 살고 계시는데 금년 칠순을 지냈다. 얼마 전 하시는 말씀이 속초 양양에서 20년 이상 살았지만 항상 타향(他鄕)이란다. 그 많은 친구도 다 이권이 있을 때만 곁에 모여 드는 친구라고 아쉬워 하시며 귀향(歸鄕)하고 싶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맑은 산공기와 정다운 옛 친구가 그립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