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마당

기별게시판

36기 친구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영원과 사랑의 대화 작성일 2009-05-17 22:16 댓글 0건 조회 437회

본문


 요즘 돋보기를 쓰고 책을 읽는게 힘들어서 책을 놓았다가
모임에 들렸다가 차를 기다리다.
언젠가 라디오에서 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책의 제목을 외워두었다가
아주 못처럼 책한권 사들고
집에와서 읽고 읽는 책이

 '내 인생에 힘이 되어준 한마디' 라는 산문집입니다.

작가명이 정호승씨란 분입니다.
내 이름과 비슷해서가 아니라
 글에 담겨 있는 내용이 하도 좋아서

그중에

가슴에 와 닫는 글이기에  소개합니다.
우리나라 대표적 시인 구상씨가 병치레를 하느라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였습니다.
구상은 이중섭이라는 우리나라 빼놓을 수 없는 화가 친구가 병문안 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은 다 다녀 갔는데 유독 이중섭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구상은  이중섭을 기다리다 못해 섭섭한 마음까지 다 들었습니다.
 그러자 늦게서야 이중섭이 구상을 찿아 왔습니다.

구상은 섭섭한 마음을 감추고
'왜 이렇게 늦게 왔나? 내가 얼마나 기다렸는지 아나'?
하고 나무랐습니다.

"미안하네 내가 자네 한테 빈 손으로 올수가 없어서....."
이중섭이 말끝을 흐리면서 손에 들고 온 것을 구상에게 내밀었습니다.

"이게 먼가?"

"풀어보게 실은 이것 때문에 이렇게 늦었네. 내 정성일세."

구상은 이중섭이 내민 꾸러미를 보다가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그것은 천도복숭아를그린 그림이었습니다.
"어른들 말씀이 이 복숭아를 먹으면 무병장수 한다지 않던가 그러니 이걸 먹고 일어 나게"

  구상은 한동안 말을 잊었습니다. 과일 하나 살 돈이 없는 이중섭이
과일 대신 과일 그림을 그려 오느라고 늦게 왔다고 생각돼 가슴이 저려 왔습니다.

 "그래, 알았네. 이 복숭아 먹으면 빨리 일어날 걸세."

구상은 이중섭의 손을 꼭잡았습니다.
 가난한 화가 이중섭의 우정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지난번 우리집안 정의삼 조카님 딸 결혼식이 있어서
 서울에 있는 36동기님들 여러분을 만날 수 있었는데
동기님들도 나를 몰라보고 나도 동기님들이 생소하고 다만 동기라는 명분으로 인사를 나누기는 했지만 어쩐지 내가 산 거꾸로 20년 세월에 뭘 하고 살았는지
초라한 내 모습을 실감 했습니다.
 
이제 친구라고 함부로 말을 할 수 있는 건지
화가 이중섭과 같은 깊은 마음도 부족하고 ...... .

 앞으로  동기님 들에게 열심히 닥아가는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합니다.
 
  36  동기와 친구라는 등식을 억지로 접목시켜 보면서
 글을 올려봅니다.

                                              - 정호교 글 올림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