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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풍경이 있는 Essay 21 - 장애물이 때로는 기회가 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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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Y 작성일 2014-12-14 13:44 댓글 0건 조회 54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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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늦여름 몽골을 다녀왔습니다. 또 몽골이냐는 아내의 핀잔이 듣기싫어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다녀온다고 대충 둘러대고 떠난 2박3일의 아주 짧은 여행이었습니다. 세미나라는 것이 이름만 거창해서 6시간 가까운 지루한 일정이 끝나고 잠시 짬을 내어 수도 울란바트로 주변을  둘러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곳 대학 관계자는 지명도 알쏭한 관광지로 우리를 안내했는데, 대부분의 개도국들이 그렇듯 곳곳에 전봇대와 전선들이 그럴 수 없이 푸른 하늘을 얼기설기 가로지르고 있어 사진촬영을 하기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였습니다. 일행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놓치기 아까운 풍경을 전깃줄 때문에 망치게 됐다고 불평불만들이었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순간, 나는 오기 비슷한 것이 생겨 그렇다면 차리리 전깃줄을 한번 찍어 보자 싶었습니다. 그리고 발걸음을 돌려 10여m 뒤로 후진을 한 다음 전봇대와 전선에 앵글을 맞추고 몇차례 셧터를 눌렀습니다. 그래서 탄생한 사진이 보시는 바 이 사진입니다.

귀국 후, 연례행사로 개최되는 몽골문화원 주최 관광사진공모전에 나는 '칸의 弦(징기스칸의 활시위)' 이라는 제목으로 이 작품을 출품을 했으며, 사진은 입상과 함께 소정의 상금까지 받았습니다. 약간의 오기가 발동해 찍은 사진이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장애물이 나에게는 기회가 되었던 셈입니다.  
  

사람이 가는 길에는 자연의 섭리처럼 장애물이 있기 마련입니다. 자랑같이 나에 경우를 예를 드는 것은 겸손치 못한 일이기는 하지만, 삶의 앞길에 장애물이 있거든 그 바로 밑에서 무모하게 맞짱뜨려고 하지말고 몇 발짝 뒤로 물러서서 상황을 바라보는 여유와 시각이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고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나올 테니 말입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아내는 아직도 내가 몽골에 다녀온 줄도, 공모전에 상을 받은 줄도 모르고 있습니다. 더구나 상금을 생뚱같은 곳에 써서 더욱 실토를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혹 내 아내를 만나게 되더라도 시간이 지나고 자연스럽게 알아질 때 까지는 이렇게 해주셔야 합니다. 

'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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