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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기 그 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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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2011,3/7자 내 블로그에 올라있는 글이다.
오늘은 면 보건소에 가는 날이다.
혈압이 있어 한 달에 한 번씩 다녀와야 한다.
공중보건의 선생님도 만나고 1개월치 약도 받아 와야 하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 아주머니가 있으려나?
보건소 문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카운터의 접수 겸 조제까지 하는 흰옷 입은 아주머니 얘기다.
지난달 갔을 때의 일이다.
"안녕하세요?"
"어서 오세요."까지는 좋았다.
보험카드를 접수시키고 아무도 없는 대기실엔 나 혼자뿐이었다.
아직 선생님이 출근하지 않아 그러려니 하고 대기실 의자에 앉아 한참 지났는데,
"어떻게 오셨지요?"
내 귀를 의심하고 주위를 둘러봤지만 나뿐이었다.
"접수 했는데요."
잠시 후 다른 내 연배쯤 되는 사람이 들어와 또 접수를 하고
내가 있는 쪽으로 와 앉았다.
그리고 한참이 지났는데
"아저씨 이름이 뭐라 했지요?"
"0 0 경 이요."라고 분명히 대답했는데
컴퓨- 만 들여다보고 있던 아주머니 또 한참 후에
"0 0 교 라구요?"
그 아저씨 크게 성난 큰 소리로
"0 0 경 이라고요!"
그리고 그 아저씨 돌아서 씩씩대며 하는 말이
"다 늙은 것들만 갖다 놓고 뭐 하자는 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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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보의 선생님이 내 혈압을 체크하고 나서
"혈압이 좀 높아지셨네요?"
"그럴 수 밖에요. 접수에서부터 헷갈렸으니까요."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곧 퇴직하실 거예요."
그 말을 듣는 순간 혈압이 쑤-욱 내려가는듯한 이 묘한 기분..
오늘도 그 아주머니 그 자리에 앉아 있는 모습 그리며
혼자 싱긋이 웃는다. -어단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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