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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기 지난 지난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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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람소리 작성일 2006-04-29 11:00 댓글 0건 조회 26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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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던 날, 하얗게 휘날리던 꽃잎을 안고 4월은 가버렸다.
깊은 상처 처럼 미련만 잔뜩 남기고,
넌! 매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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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란꽃 피는 날에 찾아와 그꽃 지우며 떠나는게 오월이더라.
오는날 떠날듯 주섬거리는 여인아,
하늘거리는 네 치맛자락 사이로 보선발이 곱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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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이 열리던 날, 대관령 옛길을 걷다.
여린 연두빛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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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인 낙엽을 밟기도 하고 새소리도 간간히 들리는데 사람들의 발길은 바뿌기만 하다.
쉽게 찾아오고 쉬 떠나기를 재촉하는 인정이 야속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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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길에 얼힌 애잔한 전설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듣는이도 없고
오로지 강건한 다리와 튼튼한 심장을 가진 게릴라들의 공격 로트 처럼,
수없이 지나간 무리들의 발자욱만 상처로 남아 있다.
옛사람의 이야기는 연두빛으로 물들어가는 나무가지끝에서 맴돌다 맴돌다 안개 처럼 사라진다.
가슴으로 꿈꾸는 사람은 도무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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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름다운 산에서
이 아름다운 숲에서
이 아름다운 계절에, 우린 비극을 즐기고 살아간다.
현실과 실리에 만취해 버린 오늘 하루가 우리가 가진 전부다.
뱃속은 포만감으로 부풀어 오르는데
가슴을 점점 매말라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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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둘어 내려가는 버스칸에서 다시 뒤돌아보는 대관령 옛길이여.
그길, 지워지지 않은 한 함께 걸었던 모든이들을 잊지 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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