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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기 오빠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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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노랑저고리 작성일 2007-01-31 14:42 댓글 0건 조회 78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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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추워진 날씨 탓인지 일찍 들어온 남편의 손에
등산화가 나를 반겼습니다.
백세까지 건강하게 살자며......

너무 좋아서 침대 위에 올려놓고 잠을 청할려니
문득 친정 오빠 생각이 났습니다

베이비붐 시대 한살 차이로 태어나 오빠 이름 부른다고 싸우고
친구들이 놀린다고 하며 학교 갈때마다 100 미터 떨어져 오라 하였고
어제처럼 눈이 내리면
얼음집을 만들어 놓고 얼음케잌에 촛불켜고
추운줄도 모르고 놀던 생각이 납니다

오빠는 공부도 잘해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들어갔고
사대문 안에 있는 대학교를 나와
잘~ 나가는 D그룹 증권회사에 취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첫 월급을 타 거금 들여 당시 명동에 이름있는 S제품
구두와 핸드백을 나에게 선물했습니다
행여 닳을까 신지도 못하고 호호 불며 닦고
머리맡에 두고 자곤 했는데......
그때 오빠는 너무나 크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세월이 흘러 부장으로 진급하고
주식도 많이 올라 넓은 평수로 이사하고
조카들도 공부 잘해 일류 대학에 들어갔습니다
나도 덩달아 친정집 생각을 하면
목에 힘이 들어가곤 했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40~50대 남자들이 그러하듯이 피할 수 없는
곳에서 사오정을 만나 지금은 다른일을  어렵게
시작했습니다

오빠 힘내세요  !!!
우리가 힘든 장남의 무거운 짐 덜어 드릴께요
작아진 어깨를 펴세요
 
그때 오빠가 사준 비단구두와 남편이 사온 등산화
만감이 교차하네요......

이젠 제가 오빠에게 비단구두 한컬레 사드릴께요

추운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날이 오듯
오빠에게도 봄날이 빨리 오길.....
개나리꽃 진달래꽃 한아름 안고
오빠를 만나러 가고 싶습니다

이밤이 다 가기전에
오빠를 그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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