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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마음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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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006-11-02 12:54 댓글 0건 조회 2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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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禪을 전한 달마대사의 法을 이은 혜가스님의 가르침에 관한 이야기중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어느 날 한 제자가 혜가 대사에게 물었습니다.
"저에게 번뇌를 끊는 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번뇌가 어디에 있기에 끊으려 하느냐?"
"어디에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른다면 허공과 같은 것인데 어떻게 끊는단 말이냐?"
그러자 제자가 따졌습니다.
"경전에 보면 모든 惡을 끊고 모든 善을 행해야 부처가 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에 혜가 대사가 웃으며 말했습니다.
"惡이니 善이니 하는 게 다 망상이다. 제 마음에서 생기는 것이다."
"어째서 그 모든 것이 다 망상이라 하십니까?"

혜가 대사는 제자를 위하여 자세히 일러주었습니다.

"비유를 들어보자. 너의 집 뜰에 큰 바위가 있는데 평소 거기에 앉아 쉬거나 누울 때에는
전혀 불편함이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바위로 불상을 만들거나 그 바위에 부처님을
새겨 놓았다면 어떻게 될까? 감히 걸터앉을 생각을 하지 못하겠지? 본래는 돌일 뿐이지만
다 네 마음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만일 그 바위에다 귀신이나 용, 호랑이 따위를 그려
놓았다면 스스로 그려 놓고도 무서워하겠지? 모양이나 색깔 자체는 무서울게 없지만
그 그림이 무서운 것은 다 너의 생각 때문이다. 그러니 무엇 하난들 실체가 있겠느냐
모두 너의 망상이 만든 것이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이 말은 나의 모든 생각과 감정은 내가 만들어 낸다는 뜻입니다.
'마음'이라는 것이 따로 있어서 세상의 모든 망상을 지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생각과 감정을 통하여 모든 것을 만들어 낸다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내가 만들어 낸 그 마음에 곧 바로 구속되어 마음의 주인이 아니라 마음의
노예로 전락해 버린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일체심조라는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일체의 것을 자기가 만들어 내면서도
그것을 자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늘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지만 그 순간 내가 지은 마음에 구속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스스로 조금 더 면밀히 나를 통찰해 보면 생각과 감정이 일어날 때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부여된 힘의 크기만큼 구속 받는다는 것을 알게될 것입니다.

태어날 때 우리에게 갖추어진 스크린에 무엇이 비추어져도 그것은 활동사진에 불과
합니다. 활동사진은 영화가 끝나면 어떤 상처도 흔적도 없는 그저 스크린일 뿐입니다.
내 스크린에 비추어진 영상에 끄달려 울고 웃는 망상을 거두고
내 스크린에 어떤 영상이 떠오르고 있는지를 자각하는 것
그리하여 활동사진에 구속되지 않고 그냥 영화를 즐기는것
그것이 살아있는 우리들이 해야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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