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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기 삶의 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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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포대뜰 작성일 2006-05-22 16:50 댓글 0건 조회 36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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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한 인생론
 
  구상
 
여성은 미(美), 특히는 외형적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오늘날 우리 여성들이 얼굴이나 맵시를 비롯한 육체적 아름다움을
위하여 바치는 돈과 시간과 정성은 실로 엄청나다. 칠하고 바르고
문지르고 뿌리고 장식하고 인치나 파운드의 규격에 맞추기 위해 미
용체조를 하고 단식을 하고 정형수술을 하고 그야말로 혼신의 노력
울인다. 우화 하나를 소개하겠는
데, 이 역시 오래 전에 어디서 주워 읽은 것이라 어느 때 누구의
이야기인지도 기억이 안 난다. 여하간 어느 고장에 수다쟁이 여인이
한 사람 있어 동네 말썽이란 말썽을 때마다 빚어서 마침내 이웃 사
람들이 상대를 안 해주자 그녀도 그때서야 자기의 허물을 깨달았던
지 그 고장에 사는 아주 덕망 높은 선생님을 찾아가서,
  "선생님! 저도 저의 이 주둥아리의 못된 버릇을 고치려고 때마다
마음을 먹습니다만, 사람의 얼굴만 보면 남의 흉이나 험담이 저절로
나오니 이 나쁜 버릇을 좀 고쳐주실 수 없겠습니까?"
하고 청했더니 그 선생은 흔연히 승낙하면서,
  "좋소! 그런데 당신의 그 버릇을 고치기 위하여 채비가 좀 필
요하다오. 그것은 별것이 아니라 다음 나를 찾아올 때에 닭을 두세
마리 잡아서 그 고기는 가족들이 자시고 그 털들을 푸대에 넣어가지
고 오시오."
하더란다.
  그래서 그 여인은 이튿날 아침 당장 닭을 잡고 털을 뽑아 한 푸
대에 넣어가지고 선생을 찾았더니 이번에 그 선생은,
"그러면 이제 악습을 고치기 위해서 동네방네 돌아다니면서 당
신이 푸대에 넣어가지고 온 닭털들을 산지사방 뿌리고 오시오."
하는 것이었다.
마침 바람도 알맞게 부는 날이어서 그 여인은 그 닭털들을 온 동
네 이 골목 저 골목에다 위세 좋게 뿌리고 돌아왔더니 또 다시 선생
은,
"이렇게 말하면 당신은 성낼지 모르지만 당신이 그 병을 낫기 위
하여는 한번 더 수고를 해주어야겠는데, 이제 다시 동네를 돌아다니
며 당신이 아까 뿌리고 날린 닭털들을 도로 주워서 푸대에 넣어가지
고 오시오!"
하더란다.
이소리를 들은 여인은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해가면서,
"선생님! 그런 정신나간 주문이 어디 있습니까? 어느 길바닥,
어느 지붕, 어느 풀숲속으로 사라져버린 닭털들을 무슨 수로 다시
모아온단 말입니까?"
하고 항의하니 선생은 그때서야 타이르기를,
"이제도 못 알아차립니까? 당신이 실없이 발설한 말들, 특히나
남의 흉이나 헛소문들은 마치 당신이 바람에 뿌리고 날린 닭털들처
럼 돌아올 수 없는 것이요, 주워담을 수도 없다오."
하는 바람에 그 여인도 크게 깨우쳐서 남의 흉이나 험담을 안 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수다도 떨지 않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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